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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부터 70대 감독까지 메이저리그 우승경쟁, 50대 지도자도 명함 못 내미는 KBO리그, 다양한 스토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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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한미일 프로리그가 마지막 우승팀을 가리는 포스트 시즌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디비전시리즈 막바지에 양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를 남겨놓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는 22일부터 재팬시리즈가 열린다.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가 진행중이다.

강팀들의 경기력이 대단한데, 흥미로운 요소가 더 있다. 초고액 연봉을 받는 거물 선수들을 지휘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감독들의 다양한 면모다. 40대부터 70대까지 나이, 경력이 천차만별이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61). 1961년 생 베테랑 자도자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시작해 7개 팀에서 뛰고 은퇴했다. 선수보다 지도자로 성공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2007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인 2012년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김하성의 팀 샌디에이고는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승을 거둔 LA 다저스(111승)를 무너트리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투게 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롭 톰슨 감독(59)은 1963년 생이다. 60대를 바라보고 있다. 캐나다 올림픽대표선수 출신이고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지도자 길에 들어섰다. 오랫동안 코치로 일하다가 감독대행을 거쳐 올해 처음으로 정식 감독이 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최다승팀(106승)이다. 최강팀답게 시애틀 매리너스와 디비전시리즈를 3연승으로 끝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73)은 1949년 생,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까지 총 5개 팀을 지휘했다. '백전노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지도자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여러모로 다르다. 올해 개막전 기준으로 뉴욕 양키스는 총 연봉이 2억4600만달러, 클리블랜드는 6800만달러다. 1973년 생인 애런 분 양키스 감독(49)은 5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63)은 1959년 생. 필라델피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을 역임했다.

올해도 재팬시리즈 우승은 50대 초중반 두 지도자 중 한명이 가져간다.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끈 다카쓰 신고 감독(54)은 1968년 생, 나카지마 사토시 오릭스 버팔로즈 감독(53)은 1969년 생이다. 다카쓰 감독은 일본, 미국, 한국, 대만리그에 일본 독립리그까지 경험했다.

지난 주 한신 타이거즈는 한신, 오릭스 사령탑을 지낸 오카다 아키노부(65)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신의 영원한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64)은 한 해 선배의 복귀를 반겼다. 앞서 히로시마 카프와 세이부 라이온즈는 40대 스타 출신 야구인을 올렸다. 1977년 생 아라이 다카히로(45)가 고향팀 히로시마, 1975년 생 마쓰이 가즈오(47)가 세이부 감독에 취임했다.

KBO리그는 지난 몇 년 간 다른 분위기로 갔다. 어느 순간 60대 노련한 베테랑 지도자가 사라지고 1970년대 생 젊은 지도자가 대세가 됐다. 선수와 마찬가지로 지도자의 세대교체는 순리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50대 중반만 돼도 감독 후보로서 명함을 못 내미는 환경이라면 비정상이라고 봐야 한다.

감독 경력이 소중한 이력이 아닌 결격 사유로 작용할 때도 있다. 한번 크게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게 됐다. 또 구단 프런트가 다루기 편한 무명에 가까운 지도자를 유행처럼 내세우기도 했다. 이 때마다 데이터 야구, 선수와 소통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의욕 넘치는 스타 출신 젊은 지도자, 오랜 경륜의 베테랑 사령탑,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감독을 볼 수 없을까. 다양성 스토리가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낸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목표는 하나다. 팬 사랑을 받으면서 우승하는 것이다. 목표에 이르는 여러가지 길이 있는 것 처럼, 다양한 지도자를 보고 싶다. 리그 전체를 위해서도 그게 바람직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