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와일드카드의 반란'을 일으킨 두 팀이 리그챔피전에서 만났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매치로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필라델피아는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 2009년 내셔널리그 우승 등 2000년 이후 두 차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반면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1998년이 마지막이다.
이번 NLCS는 올시즌 최강으로 평가받던 팀들을 잇달아 격파한 팀 간의 매치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필라델피아는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중부지구 우승팀 세인트루이스를 2승을 꺾은 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01승으로 동부지구 1위에 오른 애틀랜타를 3승1패로 무너뜨렸다.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01승의 뉴욕 메츠를 2승1패로 누른 뒤 디비전시리즈에서 111승의 LA 다저스를 3승1패로 일축했다. 정규시즌서 90승 미만의 팀들이 리그챔피언전에서 만나는 것 역시 사상 처음이다.
이번 NLCS가 관심을 끄는 건 몇 가지 라이벌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야구 천재'라고 불리는 샌디에이고 후안 소토와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가 가을야구 첫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MLB.com은 17일(이하 한국시각) 'NLCS는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하퍼와 소토가 적으로 만나게 됐다'면서 '하퍼와 소토는 2018년 워싱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해 겨울 하퍼는 필라델피아와 FA 계약을 맺고 워싱턴 내셔널스를 떠났으며, 소토는 지난 8월 3일 트레이드를 통해 파드리스로 이적했다'고 설명했다.
하퍼는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으로 2012년 신인왕, 2015년 MVP 등 20대 초반에 이미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필라델피아로 옮긴 뒤에도 2019년 35홈런-114타점을 때렸고, 작년에는 35홈런-84타점-OPS 1.044로 생애 두 번째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하며 절정의 기량을 이어갔다.
하퍼보다 6살 아래인 소토는 2018년 데뷔해 곧바로 워싱턴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했다. 그해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른 소토는 매년 MVP 후보로 평가받으며 작년 시즌에는 타율 0.313, 출루율 0.465, OPS 0.999를 올리며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작년 MVP 투표에서 하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자연스럽게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두 선수 모두 에이전트가 '악마' 스캇 보라스라는 점도 이채롭다. 하퍼는 2018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필라델피아와 13년 3억30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이적했다. 소토는 2024년 시즌 후 FA가 되면 4억달러 이상의 몸값이 예상되는 바다. 보라스는 자신의 고객들이 맞대결할 경우 장점만 늘어놓지 누구 편을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큰 계약을 앞둔 소토의 편을 들지도 모를 일이다.
두 번째로 하퍼는 같은 3억달러의 사나이 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와도 중심타자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마차도 역시 하퍼와 같은 시기에 FA가 돼 10년 3억달러에 샌디에이고와 FA 계약을 맺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하퍼는 6경기에서 타율 0.435, 3홈런, 6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고, 마차도는 7경기에서 타율 0.296, 2홈런, 5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세 번째로 필라델피아 에이스 애런 놀라와 샌디에이고 포수 오스틴 놀라가 형제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4살 위인 형 오스틴은 동생 애런을 상대로 통산 5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NCLS 1차전은 19일 오전 9시 샌디에이고의 홈인 펫코파크에서 열린다. 필라델피아는 애런 놀라를 선발로 예고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나설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