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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득점왕 공개도전장 받은 주민규, 2골차 1위 수성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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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잔류를 확정한 만큼, 욕심내고 도전해보겠다."

거의 끝난 것처럼 보였던 K리그1 득점왕 레이스에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민 사나이가 등장했다. 올해 K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민 이승우(24·수원FC)가 공개적으로 득점왕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12일 열린 성남FC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개인적인 목표를 밝힌 것이지만, 사실상 이건 현재 득점 1위로 사상 최초의 'K리그1 토종선수 득점왕 2연패' 달성이 유력해보이던 주민규(32·제주)에 대한 '공개도전장'이나 마찬가지다. K리그 팬들에게 시즌 막판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생겼다.

이승우의 '공개도전장'은 K리그1 득점왕 레이스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킬 수 있는 변수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주민규의 득점왕 2연패 가능성이 더 크다. 똑같이 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주민규는 16골을 넣어 14골의 조규성(전북)과 이승우를 두 골차로 앞서 있다.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주민규는 K리그1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커진 이승우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 이승우는 올해 K리그에 입성하자마자 빼어난 개인기와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수를 무력화 시키며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떠올랐다. 꾸준히 득점을 추가해 이제 주민규와의 차이를 사정권으로 좁혔다.

여기에 리그 상황도 일단은 이승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미 수원은 성남전 승리로 1부 잔류를 확정했다. 팀으로서 이룰 건 다 이룬 상황. 남은 두 경기는 말하자면 '보너스'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김도균 감독과 수원 선수들도 다른 부담없이 남은 2경기를 오로지 '이승우 득점왕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나서고 있다. 동료들의 집중적인 도움을 얻는다면 2경기에서 꽤 많은 골 찬스를 얻게될 것이 확실하다. 이승우가 이 찬스를 얼마나 많은 골로 연결하는 지에 따라 대역전극이 완성될 수도 있다.

반면 제주와 주민규의 상황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제주는 아직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2경기에서 전승을 하면 AFC 티켓이 걸린 4위까지 올라가는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남기일 감독이 "득점왕 등극을 지원하겠다"고는 했지만, 수원이 예고한 것처럼 선수에게 득점 기회를 전폭적으로 몰아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주민규는 스스로 달아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규가 기대할 부분은 오로지 하나다. 바로 '전북전 상대전적'이다. 올해 주민규는 전북을 상대로 3골을 터트리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인천 김천과 함께 가장 많은 골을 뽑아낸 상대였다. 반면 울산을 상대로는 1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주민규가 'K리그1 최초 토종 득점왕 2연패'를 달성하려면 16일 제주 홈에서 열리는 전북전에서 반드시 득점해야 한다. 과연 주민규가 '겁없는 도전자' 이승우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