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장 우려한 일이 터지고 말았다.
KT 위즈가 만신창이가 된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KT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서 9회말 마무리 김재윤이 끝내기 안타를 맞고 5대6으로 역전패했다. 이겼다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9회를 넘기지 못하는 바람에 4위가 됐다.
80승2무62패로 키움 히어로즈와 똑같은 성적을 거뒀지만 상대성적에서 7승1무8패로 뒤져 4위가 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3위를 위해 최종전까지 모든 것을 짜내서 경기를 하고서 패했다. 하루만 쉬고 13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해야한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패한 것이 팀 분위기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결승전에서 패한 은메달리스트보다 3위 결정전서 승리한 동메달리스트가 더 기뻐하는 것처럼 KT는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마지막 패배로 분위기가 다운됐다. KIA는 NC, 롯데, 삼성의 추격 속에서 막판 5위가 확정되며 기분 좋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해왔다.
체력에서도 오히려 5위 KIA는 지난 8일 최종전을 끝내고 나흘의 휴식을 가졌다. 반면 KT는 하루만 쉬고 나선다.
불펜 자원을 다 소모했다는 점도 포스트시즌 시작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KT 불펜의 핵심인 김민수를 이틀 연속 썼다. 10일 NC전서 1⅔이닝을 던졌고, 11일 LG전에선 2⅔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는 23개, 31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경기라 집중력이 달랐다. 하루 쉬고 또 나오더라도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무리 김재윤에 대한 불안감까지 생겼다. 김재윤은 올시즌 33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블론세이브도 6개나 됐다. 특히 전반기에 2개밖에 없던 블론세이브가 후반기엔 4개나 됐다. 구원승이 9승이나 되지만 7패도 갖고 있다.
3,4위가 결정되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적인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하면서 김재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마무리는 김재윤이 나가야 하는데 1점차에서 믿음보다는 걱정이 더 클 수도 있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게 됐다.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홈 팬들에게 첫 가을 야구를 보여드리게 됐다는 점도 걱정이다. 지난 2년 동안은 고척 돔에서 경기가 진행돼 수원에서 포스트시즌을 하지 못했던 KT는 올시즌 어려운 상황에서 홈팬들을 만나게 됐다.
그래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승을 안고 하기에 전력을 다해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 이틀의 휴식기를 갖는다. 다시 정비해서 업셋을 노리기 위해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