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스페인 축구 레전드들의 '커밍 아웃' 사태가 결국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으로 일단락 될 전망이다. 자신의 SNS에 성 정체성을 커밍 아웃했던 이케르 카시야스는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했고, 커밍 아웃에 화답하는 듯한 답글을 달았던 카를레스 푸욜은 "어설픈 농담이었다"고 공개 사과했다.
영국 대중매체 미러는 10일(한국시각) '푸욜이 카시야스의 커밍아웃 트윗에 댓글을 단 점에 관해 어설픈 농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공개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스페인 대표팀과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골키퍼였던 카시야스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들이 나를 존중해주길 바란다. 나는 게이다'라는 글을 갑작스럽게 올리며 촉발됐다.
스페인 레전드의 커밍아웃에 이어 또 다른 레전드 수비인 푸욜이 여기에 동조하는 뉘앙스의 댓글을 달면서 일이 커졌다. 푸욜은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할 시간이야, 이케르'라는 글과 함께 하트와 키스 이모지를 달았다. 두 선수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케 할 수도 있는 메시지였다. 스페인 뿐만 아니라 유럽 축구팬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하루 만에 사태가 급수습되고 있다. 카시야스는 곧바로 "계정이 해킹됐다. 다행히 모든 게 정상이다. 내 팔로워들에게 사과하며, LGBT(성소수자) 커뮤니티에는 더 큰 사과를 전한다"고 발표했다. 푸욜 역시 "내가 실수했다. 전혀 나쁜 의도는 없었고, 어울리지 않는 서툰 농담으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고 자신이 실수했으며, 단순한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