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과거 주축 타자들을 잃으면서 전력이 약화됐다. 이제 팀 내 핵심타자 이대호(40·롯데)까지 은퇴하면서 다음 시즌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대호의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 축하 영상에서 과거 롯데 소속이었던 선수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재균(35·KT위즈) 강민호(37·삼성 라이온즈) 손아섭(34·NC 다이노스)이 나와 이대호의 은퇴를 축하했다.
이들이 영상에 나오자 롯데 팬들은 박수를 쳤고 아쉬움이 섞인 탄성을 질렀다. 과거 이대호와 함께 롯데를 이끌던 기둥이었기 때문.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롯데에 온 황재균은 주전 3루수로 성장했다. 이후 FA 자격을 얻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2017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황재균이 간 곳은 롯데가 아닌 KT였다.
롯데의 안방마님을 책임지던 강민호도 지난 2017년 11월 FA 계약으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영원한 롯데 소속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으로 예상했기에 강민호의 삼성행은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2018년 FA로 롯데에 남았던 손아섭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두번째 FA가 되고선 NC로 팀을 옮겼다. FA 제시액에서 NC와 금액 차이가 났고 손아섭의 선택은 NC였다.
FA로 전력이 유출되면서 과거 막강 화력을 보여주던 롯데 타선은 해체했다. 이대호까지 떠나고 이제 롯데의 주축 선수는 전준우뿐이다. 롯데의 전력 보강은 2020년 FA로 안치홍 영입한 것이 전부였다. 2017년 3위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이대호의 은퇴식에 신동빈 롯데 구단주가 방문했다. 지난해 4월 6년 만에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롯데를 응원했고, 지난 7월 13일에는 2497일 만에 사직구장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87일 만이다.
구단주의 방문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택진 NC 구단주,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직접 구장에 방문해 구단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관심은 곧 투자로 이어졌다. 그들의 지원으로 NC는 양의지를, SSG는 추신수와 김광현을 품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롯데 팬들은 신 구단주의 방문을 기뻐했다.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롯데그룹과 구단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 성장하는 선수들이 롯데를 떠나지 않도록 보살펴달라. 더 과감하게 지원해달라.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 롯데 자이언츠로 만들어달라"라고 속내를 말했다.
다음 시즌 롯데에 이대호는 없다.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과연 롯데는 FA 시장에 참전할까.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