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축구대회인 '2022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통합축구 유니파이드컵'(Unified Cup·이하 유니파이드컵)에 파트너 선수(비장애인)로 참가한 구단 프런트가 있다. 바로 부천FC의 홍보마케팅팀장 박종수씨와 곽동엽 사원이다. 부천과 발달장애인팀인 복사골FC의 통합축구팀 일원으로 대회에 참여 중이다.
유니파이드컵 2차리그 1일차 경기가 열린 8일, 충북 제천 제천축구센터에서 만난 박팀장과 곽사원은 "직접 참여해보니 생각한 것보다 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2회째를 맞이한 유니파이드컵에 응원차, 지원차 현장을 찾는 직원들은 있지만, 직접 그라운드를 누빈 프런트는 없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걸까. 박팀장은 "작년에 복사골FC와 협약을 맺었다. 지속적으로 용품을 지원했다"며 "유니파이드컵에 선수들만 내보내는 것보다 우리가 직접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에 참가를 하게 됐다. 처음엔 곽사원만 출전하는 거였는데, 1차리그에서 선수 한 명이 부상을 당해 나도 참가서를 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과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일은 결코 흔치 않다. 곽사원은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대화할지도 고민이었다. 그런데 같이 훈련한지 이틀 째, 선수들이 날 알아보더라. 오히려 편하게 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일반인끼리 하는 축구는 크게 생각을 하면서 뛰진 않는다"며 "발달장애인 선수들은 아무래도 일반인보다는 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파트너 선수들이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속도, 템포를 맞춰가야 하고, 그럴려면 생각을 하면서 뛰어야 하더라"고 말했다.
유나피아드컵은 간헐적으로 친선전 형식으로 대표 선수단을 모집하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측과 프로축구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통합축구의 활성화에 뜻을 모아 지난해 최초로 개최한 대회.
프로축구연맹과 SOK가 주최 및 주관하고 제천시, 현대자동차,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게토레이, 파파존스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발달장애인의 스포츠를 통한 사회 적응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에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만들었다.
이번 제2회 대회에는 초대 대회 대비 2개팀이 늘어난 총 10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경남(창원아드미), 대전(펀펀클럽), 부산(부산다이나믹FC), 부천(복사골FC), 서울이랜드(해치서울FC), 성남(코오롱성남FC), 인천(다지기FC), 전북(무호FC), 제주(서귀포장애인체육회), 포항(바이오파크) 등이다.
각 팀은 발달장애인 선수 6명, 파트너 선수 5명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유니파이드컵은 통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승패 부담이 없는 조별리그로만 진행한다. 5개팀씩 2개조로 나뉘어 첫번째 승리자, 두번째 승리자 등을 가리지만, 부천의 목표는 순위에 있지 않다.
박팀장은 "처음 팀을 구성할 때,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분, 회사에서 장애인 그룹을 담당하는 분 등으로 구성했다. 축제처럼 즐기자는 분위기다. 목표는 1승이었다. 이번 2차리그에서 처음으로 1승을 했다. 여러모로 참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골을 넣은 스페셜 선수가 '내가 골을 넣었으니 알아봐달라'고 하듯이 막 돌아다녔다. 아무래도 골을 넣고 이길 때 팀 분위기가 좋은 건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부천 통합팀은 부천FC의 엠블럼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뛴다. 박팀장은 "저희가 구단 이름을 달고 나간다. 확실히 몰입도가 있다. (프로팀처럼)우리도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제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