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속도 모르고…"
선수는 '괜찮다'고 했다. 더 뛰길 원했다. 사령탑이 말릴 수가 없었다. 속만 태웠다.
두산 베어스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1대3으로 패한 전날 경기. 두산은 0-3으로 뒤지고 있던 7회초 대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롯데 최준용을 상대로 선두타자 양찬열이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1사 후 대주자 조수행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의 2루 송구가 빠지면서 3루까지 밟았고,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으며 1점 추격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직후 김대한이 최준용의 공에 맞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대주자 이유찬을 투입하고자 했다.
하지만 김대한은 괜찮다며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를 더그아웃에 전했다. 김 감독은 김대한을 그대로 뒀지만, 이닝을 마친 뒤 이유찬으로 교체했다. 앞서 대주자로 투입된 조수행이 우익수, 이유찬은 좌익수로 기용됐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감독은 김대한의 상태에 대해 "캐치볼을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다. 오늘 선발에선 일단 제외했다"면서 "아직 보고를 받진 못했는데, 대수비나 대주자는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아이러니한 뒷얘기를 함께 전하며 웃었다.
"들어오라고 해도 (김)대한이가 끝까지 뛰고 싶어하더라. 난 (이)유찬이가 아무래도 주루 센스가 더 좋으니까 대주자 내서 도루 시키려고 들어오라고 했는데, 전달이 안되더라. 그 마음은 알겠는데 난 도루를 시키고 싶은데 자꾸 '괜찮다'고 하니까…더이상 말을 못하겠더라."
전날 도루 과정에서 베이스에 손이 걸린 조수행 역시 상태는 괜찮다. 김재환의 경우 전날 무릎 컨디션 문제로 선발에서 제외된 뒤 대타로 1타석을 소화했지만, 이날은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가 나가길 원해서 오늘 선발로 나간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