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대행의 입에서 반가운 이름이 불렸다. 정구범.
강 대행은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시즌 막판 구상을 밝혔다. 선발 투수가 마지막 등판을 마쳤을 때 이후 경기엔 중간에 투입될 수 있는 투수로 엔트리를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대행이 1군에 올릴 수 있는 선수 중 정구범을 거론했다.
정구범의 이름이 강 대행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반기 막판 강 대행의 후반기 구상에 정구범이 있었다. 당시 강 대행은 "연투가 되면 후반기에 중간계투 요원으로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후반기가 시작됐는데 정구범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그사이 어깨 쪽이 좋지 않았다고. 7월에 꾸준히 나왔던 정구범은 8월에 4경기에만 등판했었고 등판 간격도 길었다. 9월 들어 11일, 13일, 15일에 등판한 이후 또 소식이 없다.
강 대행은 "잘 준비하고 있다가 어깨쪽에 불편함이 있어 잠시 쉬고 있다"면서 "곧 퓨처스리그 등판이 예정돼 있다. 그것을 보고 마지막쯤에 콜업이 가능한지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정구범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0시즌 2차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왼손 투수다. 그만큼 가능성이 큰 투수라는 뜻.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던지는 140㎞대 중반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 구사, 여기에 제구까지 갖췄다는 평가 속에 2차 지명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중학교 때 미국 야구유학을 떠나면서 유급해 자동으로 2차 지명 대상자가 되면서 NC가 잡을 수 있었다.
어깨가 좋지 않은데다 70㎏을 밑도는 마른 체형 때문에 2군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몸을 만들어야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지난해엔 구단과 상의 끝에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 몸만들기를 하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체중을 불려서 돌아온 정구범은 착실히 준비를 했으나 아직 1군에 오지는 못했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에 등판해 26이닝을 던지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강 대행이 정구범을 얘기한 2일 경기 선발로 정구범과 함께 뽑혔던 1차지명 김태경이 나섰다. LG의 강타선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2대0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정구범의 모습을 올시즌엔 볼 수 있을까.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