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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늦게 불렀나?' 대체선발 이상의 활약에 김영준을 격하게 영접한 꾀돌이 감독 [SC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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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일 잠실 홈경기에서 NC에 0대2로 패하며 선두 공략 가능성이 희미해졌다. LG는 이날 패배로 1위 SSG와 4경기 차이가 됐고, SSG는 1승만을 추가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짓는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LG는 김영준이라는 미래 자원을 발굴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류지현 감독이 2일 NC와의 경기에서 김영준을 선발로 예고했을 때 사실상 1위 싸움은 단념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거기에 주축 타자 채은성, 오지환도 선발에서 제외했고, 담 증세를 보있던 외국인 투수 플럿코는 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경기전 "아직 1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7 연전서 변수가 생긴다면 대체 선발 1순위로 김영준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영준이도 4년 만에 1군에 왔는데 오늘 승리 투수가 돼야 한다"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밝히고 있었다.

김영준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했다. 올해 퓨쳐스리그 20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고 98이닝을 던지며 퓨쳐스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1640일 만에 1군 무대에 오른 투수에게 큰 기대감을 가질 수는 없었다.

4년 만에 기회를 잡은 김영준은 사력을 다해 던졌다. 6이닝 동안 4안타 3 볼넷 5 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위기가 와도 주눅 들지 않은 담대한 피칭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1회초 1 사후 서호철에게 몸에 맞는 볼, 이어 손아섭을 병살타로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김영준은 2회 초에 선두 박건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회초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첫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탈출했다, 4회초는 1사후 내야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2루가 됐지만 정진기와 박대온을 땅볼과 삼진으로 틀어막았다.

5회초에는 선두 박민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서호철, 손아섭, 박건우를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6회초에도 등판한 김영준은 2사후 7번 김주원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더니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허용했다.

김영준은 정진기와 풀카운트까지 대결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그리고 자신의 87번째 공인 체인지업에 정진기의 배트가 돌자 주먹을 쥐며 포효했다.

임무를 마친 김영준은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답례했다.

류지현 감독은 직접 더그아웃 앞에 나가 김영준을 맞았다. 두 손을 꼭 잡으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김영준에 대한 신뢰와 격려를 보냈다.

팀이 패배하며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김영준은 존재감을 깊게 각인시켰다. 코칭스태프가 왜 그를 선택했는지 확인시켜주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