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쉬운 패배가 보약이 된 것일까.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를 거둔 KIA 타이거즈, 야수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투수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뛰어난 수비 집중력을 선보이면서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3회초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잡은 KIA, 하지만 놀린에겐 긴 휴식이 변수가 될 수도 있는 타이밍이었다. KIA 선발 놀린은 3회말 1사후 정은원에게 뿌린 6구째를 통타 당했다. 빨랫줄 같은 타구는 유격수 왼쪽을 스쳐 좌중간으로 가는 코스처럼 보였다. 하지만 KIA 유격수 박찬호가 기가 막힌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걷어냈다. 이 수비로 놀린은 이어진 유상빈 타석까지 잘 처리하면서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4회말에도 KIA는 수비 집중력으로 실점을 막았다. 2사 2, 3루에서 장진혁이 친 타구가 중견수 앞의 애매한 위치로 향했다. 그러나 KIA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타구를 쫓은 가운데 슬라이딩하면서 타구를 잡는데 성공했다. 2실점이 될 수도 있었던 이 상황을 무실점으로 마치면서 놀린은 또 한 번 위기를 넘겼다.
KIA는 1일 광주 SSG전에서 4회초 나온 두 번의 수비 실수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선발 투수 양현종이 1루수 땅볼을 유도하고도 뒤늦게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면서 내야 안타를 내준데 이어, 1루수 황대인이 땅볼 타구를 홈에 뿌렸으나, 부정확한 송구로 주자 올세이프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2실점을 내준 KIA는 막판 추격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9회초 결승점을 내주면서 3연승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5위 굳히기를 위해 매 경기가 승부처인 가운데 나온 두 번의 실수는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아쉬움은 한화전에서 승리의 보약이 됐다.
9연패를 딛고 3연승으로 다시 5강행 채비를 했던 KIA에게 디테일 부족으로 내준 SSG전 패배는 또 한번의 악재가 될 수도 있었다. 한화전에서 나온 야수진의 집중력과 승리는 그래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