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19년 만에 10승 투수가 없는 시즌을 보낼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지난 29일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지난 2015년 김태형 감독의 부임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로 불린 두산이었지만, 올 시즌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매년 FA 선수가 이탈하며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예기치 못했던 부상자가 계속해서 쏟아졌다. 가장 뼈아팠던 부상은 지난해 MVP를 받았던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3경기 등판에 그친 채 방출당한 것. 불펜진에서도 곳곳에서 누수가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타선까지 침묵하면서 결국 이기는 날보다는 지는 날이 많았다.
10승 투수도 실종될 위기에 놓였다. 미란다를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로버트 스탁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8월까지 분위기는 좋았다. 전반기 18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한 그는 7월말 1승을 추가한 뒤 8월에는 4경기에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3.24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4경기 소화한 이닝은 25이닝이나 됐다.
9월 첫 등판이었던 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한 그는 이후 세 차례 등판에서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무너졌다. 9월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4이닝 동안 10안타(1홈런)를 허용하며 9실점(4자책)으로 고전했다.
결국 스탁은 6경기 연속 승리가 불발된 채 승리가 9에서 머물렀다. 두산이 7경기를 남겨둔 만큼, 스탁은 한 차례 정도 더 등판할 전망. 10승의 기회는 남았지만, 최근의 모습이라며 마냥 낙관하기도 어렵다.
스탁에 이어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투수는 곽 빈과 최원준. 둘은 나란히 8승을 기록하고 있다.
곽 빈은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면서 페이스가 좋다. 또한 9월 나선 4경기에서도 24⅔이닝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가장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곽 빈과 최원준은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곽 빈은 데뷔 첫 10승에, 최원준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한다. 우선 곽 빈은 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등판해 10승 발판놓기에 나선다.
두산의 10승 투수가 없었던 건 19년 전인 2003년으로 이경철과 마크 키퍼가 나란히 8승을 거둔 것이 팀 내 최다승이었다. 당시 두산은 8구단 체제에서 7위로 시즌을 마쳤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