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29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MVP를 확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5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 각 부문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날 현재 타율(0.351), 안타(189개), 타점(113개), 출루율(0.422), 장타율(0.581) 등 5개 부문서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타율서 모 단위에서 경쟁 중이던 NC 다이노스 박건우(0.342)를 9리차로 따돌렸다. 안타는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보다 8개, 타점은 피렐라와 LG 트윈스 김현수(이상 104개)보다 9개가 많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2위 피렐라보다 각각 1푼, 3푼 이상 높다.
삼성과 LG가 키움보다 각각 4경기, 6개를 더 남겨놓고 있어 절대 수치로 따지는 안타와 타점서 역전될 여지는 있지만, 따라잡힐 격차는 아니다. 비율로 따지는 나머지 3개 부문은 타이틀 획득이 무난해 보인다. 무려 5관왕이다.
올시즌 이정후가 '톱'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 비결은 뭘까. 3번 타순에 완벽하게 자리잡으면서 정확성에 파워를 더한 타격이 빛을 발하고 있다. 클러치 능력도 한층 배가됐다. 득점권 타율도 0.393으로 전체 1위다. 23홈런은 공동 5위고, OPS(1.003)는 유일한 1점대다. 삼진은 31개로 64볼넷의 절반도 안된다.
이정후가 MVP가 돼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각 팀의 에이스에 무척 강하다는 점이다. 이날 SSG전을 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이자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김광현을 홈런으로 두들겼다.
0-3으로 뒤진 3회초 2사 1,2루에서 김광현의 147㎞ 한복판 직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8-9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서는 우전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전세를 뒤집었다. 14대9 역전승의 결승타였다. 고비마다 이정후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이정후는 이날 김광현을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치며 다시 한번 '김광현 킬러'의 모습을 드러냈다. 올시즌 이정후는 김광현을 상대로 타율 0.364(11타수 4안타)를 쳤다. 올시즌만이 아니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김광현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타율 0.467(30타수 14안타), 1홈런, 4타점, OPS 1.117을 때렸다.
올시즌 경기 시점서 0~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를 상대로 이정후는 타율 0.486(37타수 18안타)를 쳤다. 삼성 라이온즈 수아레즈를 상대로 0.333(9타수 3안타) 1홈런, KIA 타이거즈 양현종에게 0.333(9타수 3안타), LG 켈리와 플럿코에게는 합계 0.333(12타수 4안타) 1홈런을 빼앗았다. 또한 SSG 윌머 폰트도 이정후에 0.333(9타수 3안타) 2홈런으로 약했다.
이정후가 포스트시즌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강한 투수에게 강하기 때문이다. MVP의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는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