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소속팀에 돌아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단 1초도 뛰지 못한 '둘째 막내'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이 이를 악물었다. 이강인은 9월 A매치를 앞두고 '벤투호'에 합류했다. 지난 3월 한-일전 이후 1년 6개월만의 일이다. 기대감이 컸다. 이강인은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세 경기 풀타임을 포함해 총 508분을 뛰었다. 퍼포먼스도 뛰어났다. 2라운드부터 4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1골-3도움을 기록했다. 현재 어시스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30경기-1409분-1골-2도움)과 비교해 성장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뉴캐슬, 울버햄턴 등이 이강인을 눈여겨본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의 시선은 달랐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2대2 무)-카메룬(1대0 승)과의 2연전에서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았다. 단 1초도 투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룬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퀄리티, 재능,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는 대표팀보다는 구단에서 먼저 나와야 된다. 구단에서의 출전 기회가 중요하다. 구단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그래서 관찰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국에선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9월 2연전을 마치고 입을 뗐다. 그는 카메룬전 뒤 "축구선수로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아쉽다.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순 없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들이) 그렇게 응원을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했다. 소속팀에 가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스페인 마요르카로 돌아간 이강인은 10월 2일 FC바르셀로나와 격돌을 준비한다.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비행, 시차, 경기 감각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28일 '이강인이 시차 적응 등을 위해 혼자 훈련할 예정이다. FC바르셀로나전을 두고 두 차례 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을 향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 매체는 '이강인은 베다트 무리키와 공격 듀오로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와 두 차례 격돌한 바 있다. 지난 1월 3일 열린 경기에선 선발로 나서 71분을 소화했다. 팀은 0대1로 패했다. 5월 대결에선 후반 25분 교체 투입됐다. 그때도 마요르카가 1대2로 졌다. 이강인이 이번 시즌 FC바르셀로나와의 첫 대결에서 벤투 감독의 시선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