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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팀 창단 39년만 첫 꼴찌…고개숙였던 최태웅 "올해는 다르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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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7개 구단 중 7위.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명문팀 현대캐피탈은 1983년 창단 이래 첫 꼴찌의 굴욕을 당했다.

최태웅 감독에게 새 시즌이 간절한 이유다.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현대캐피탈의 중심으로 거듭난 그다.

2015년 첫 지휘봉을 잡자마자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대캐피탈로선 김호철 감독이 이끌던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에도 몰락한 삼성화재와 달리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꾸준히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를 비롯한 타 팀들과 우승을 경쟁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은 리빌딩이란 명목으로 거듭 순위표 아랫자리에 위치했다.

이제 더이상의 명분은 없다. 최태웅 감독은 "기대가 크다. 아직은 불안불안하지만,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우린 작년보다 확실히 더 좋은 팀이다. 그렇다고 2단계, 3단계를 한꺼번에 올라갈 수는 없지 않나. 내가 잘못하면 더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 최대한 덤덤하게 준비중이다."

리베로 박경민, 아포짓 허수봉, 미들블로커 최민호, 아웃사이드히터 김선호는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다. 차곡차곡 모아둔 유망주들이 이제 빛을 보고 있다. 세터 김명관과 이원중 역시 촉망받는 신예다. 여기에 전광인 문성민 박상하 여오현 등 한때 한국배구를 이끌던 거목들도 여전히 선수로 뛰고 있다.

"2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 지난 KOVO컵에서도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는데…국가대표 갔다온지 얼마 안된 선수들이라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수봉이 허리 통증으로 빠진 아포짓에는 홍동선이 뛴다. 최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고 담에 걸린게 길어지고 있는데, 곧 회복될 거다. 홍동선은 우리 팀의 마스코트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올해 좌우 공격수로 모두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는 아웃사이드히터 오레올 까메호(36)를 선택했다. 오레올은 7년만의 현대캐피탈 귀환이다. 최태웅 체제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외인과의 재회다.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우려되는 바가 없진 않다. 최 감독은 외국인선수 2순위를 쥐고도 과감하게 오레올을 택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그가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베테랑답게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줄 거란 기대가 있다.

부치체비치와 히메네스의 잇따른 부상 이탈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의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적지 않은 나이의 그를 뒷받침할 '캐슬'의 시스템도 신뢰한다. 돌아온 오레올도 "문성민 최민호 여오현 등 옛 동료들과 최 감독이 그대로 있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아웃사이드히터 외인을 쓴다는 건, 허수봉의 기량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한국인 공격수가 저렇게도 잘할 수 있구나, 하고 놀랄 만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신예 김선호는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과 함께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평가된다.

"팔이 안으로 굽는지 모르겠지만…제 눈엔 임성진보다 김선호가 더 나은 선수다. 앞으로 곽승석(대한항공) 같은 선수로 성장할 거다."

세터는 김명관과 이원중의 경쟁이다. 외향적인 이원중은 과감성, 1m97 큰 키의 김명관은 토스의 스피드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 현역 시절 최고의 세터였던 최 감독의 손길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팬들께 죄송했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오랫동안 침체돼있던 우리 팀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배구팬의 활력소 같은 팀이 되겠다."

단양=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