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년 만의 해외 스프링캠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7팀이 미국으로 향한다. 애리조나에만 6팀이 머문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가 피닉스로 향하고, KT 위즈와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는 투손에 둥지를 튼다. SSG 랜더스는 플로리다로 향한다. SSG가 연습 경기를 위해 애리조나로 이동하면 7팀이 '미니 윈터리그'를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
본고장 미국에서의 훈련은 최상의 훈련 여건과 좋은 기후 속에 치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코로나 이전 '가성비 훈련지'로 선호했던 일본은 기후 문제로 애를 먹였던 기억이 남아 있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한 각 팀들이 서둘러 미국행을 결정한 이유다.
그런데 미국행을 결정한 각 팀의 고민은 상당해 보인다.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 탓이다. 특히 미국 달러화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큰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항공권 가격부터 큰 지출이 예상된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행 항공 편수가 크게 줄어든 여파가 작용했다. 선수단-코치진-지원스태프-프런트까지 60~70명 수준인 각 구단의 캠프 참가 인원수와 일정에 맞추면 항공권 가격만 억대 안팎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항공권은 이미 확보가 됐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지 여건. 일부 구단은 코로나 시대 이전에 현지 구장과 맺었던 계약을 활용하면서 어렵지 않게 시설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숙식과 이동 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 호텔이나 식사를 조달했던 한인 식당, 버스 업체 상당수가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폐업했다. 살아남은 업체들이 있지만,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코로나 시대 이전보다는 비용이 크게 올랐다. 특히 선수단 식사의 경우, 예년보다 팀들이 몰리면서 업체를 찾기가 더욱 쉽지 않아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달러화 여파나 애리조나로 팀들이 집중되면서 오른 물가 등을 볼 때 코로나 이전보다는 지출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전용 훈련 시설이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새 시즌 스프링캠프를 보낸다. 두산 베어스는 호주에서 담금질에 들어간다. 롯데 자이언츠는 미국행과 대양주 섬인 괌을 놓고 고심 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