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쩌면 우리는 야구 역사의 새로운 장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천재'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오타니는 24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안타 6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7개의 탈삼진을 추가한 오타니는 총 203탈삼진으로 빅리그 데뷔 후 첫 200탈삼진 시즌에 성공했다. 이날까지 34홈런을 기록 중이던 오타니는 1876년 메이저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0탈삼진과 30홈런을 한 시즌에 동시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오타니는 지난 달 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시즌 10승에 성공하면서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만에 한 시즌 10승 및 두 자릿 수 홈런을 동반 달성한 선수가 됐다. 지난해 46홈런을 쳤던 오타니는 투수로 130⅓이닝을 소화하고도 1승이 모자라 기록 달성에 실패했던 한을 시원하게 풀었다.
2018년 오타니가 빅리그에 진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일명 '이도류'를 선언할 때만 해도 본고장 미국에선 코웃음을 쳤다. 투-타의 선이 확실하게 그어진 현대 야구에서 오타니의 선언은 '철부지의 로망'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타니는 지난해 이도류로 시즌을 완주했고, 성공까지 이뤄내면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투-타 겸업을 이뤄냈다. 올 시즌엔 투수와 타자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선보이면서 아시아 뿐만 아니라 빅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퍼포먼스를 놓고 보면 오타니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메이저리그 MVP 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하다. 두 자릿수 승수와 홈런 뿐만 아니라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200탈삼진-30홈런 시즌을 치른 것 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을 시즌이다.
만화 같던 1년 전의 활약은 올해 더 극적으로 변했다. 우리는 오타니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