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죠."
강한울(31·삼성 라이온즈)는 '박진만호'의 최고 히트 선수다. 지난 2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6-1로 앞선 6회초 1사 1, 2루에서 주승우의 시속 137㎞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2020년 9월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2년 만.
강한울은 홈런타자와 거리가 있다. 2014년 KIA 타이거즈에 2차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했지만, 홈런은 강한울은 2020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난 뒤에야 쳤다. 7년 518경기 1545타석 만에 나온 1군 홈런. 강한울은 당시 '데뷔 후 최장기간 연속 무홈런 보유자로 남기도 했다. 이 기록은 지난 6월2일 조용호(KT)가 SSG 랜더스전에서 1631타석만에 홈런을 치면서 2위가 됐다.
강한울의 야구는 박진만 감독대행의 사령탑 부임과 함께 꽃피기 시작했다. 전반기 49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에 머물렀던 강한울은 박 대행의 1군 감독 부임과 함께 1군에 콜업됐다. 후반기 35경기에서 타율 3할9푼8리 1홈런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박 대행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강한울은 워낙 재능이 있던 선수다. 이전까지는 조금 플레이 자체가 안일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퓨처스에 있으면서 그런 부분을 지적했다. 또 이제 2군에 있는 기간도 길었고, 생각하는 바가 컸던 거 같다"라며 "자기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간절함이 컸던 거 같다. 악착같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고, 잘 풀리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경기 자체가 활기차진 거 같다"고 최근 활약 비결을 짚었다.
박 대행은 퓨처스에서의 일화도 하나 공개했다. 박 대행은 퓨처스에 있던 강한울에게 "통산 홈런이 몇 개냐"는 질문을 했다. 이어 박 대행은 "(강한울의 홈런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삼성에 있을 때 유희관을 상대로 친 거다"라며 "그래서 '한 개 쳤으면서 무슨 홈런 스윙을 하느냐'라고 했는데, 퓨처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스타일을 바꿔 정확성 위주로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대행으로서도 사령탑 부임과 동시에 선수를 중용하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터. 박 대행은 "퓨처스에서 내가 이야기 했던 부분이 잘 스며들었나 관찰을 하려고 했다"라며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게 좋았다"고 이야기했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