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6년 동안 후회없이 잘했잖아요."
김동헌(18·충암고)은 15일 진행된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 4월말 트레이드가 운명을 바꿨다. 당시 키움은 KIA에 포수 박동원을 보내고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전체 12순위)을 받았다.
키움은 KIA로 받은 2라운드 지명권으로 김동헌을 지명했다. U-1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참가 중이었던 김동헌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지명 순간을 바라봤다.
김동헌은 "지명되기 직전에 문현빈이 한화에 지명돼 축하해주고 있었는데, 곧바로 충암고라는 말이 나와 봤더니 내 이름이 불렸다"며 "예상보다 일찍 돼서 좋다. 다같이 보고 있어서 껴안고 울었다"고 지명 순간을 떠올렸다.
김동헌은 이어 "키움은 팀 분위기도 활발하고 젊은 선수도 많다. 고첨 선수 가리지 않고 모두 역할을 잘하는 거 같아서 기대되고 뽑히고 싶었던 팀"이라며 "키움 유니폼은 처음 입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동헌의 지명될 때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IA는 1라운드에서 좌완 투수 윤영철을 지명했다. 시속 140㎞의 직구와 더불어 예리한 변화구, 안정적이 제구가 높은 점수를 받는 투수다.
김동헌과도 각별하다. 충암중-충암고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영혼의 배터리'가 됐다.
절친한 친구와 이제는 적이 돼야 하는 상황. 김동헌은 "6년 동안 같이 후회없이 잘해왔다. 대표팀에서도 호흡도 잘 맞췄지만, 이제 붙으면 이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상대 전적은 5타수 무안타. 김동헌은 "자체 청백전이나 연습경기에서 붙었는데 아직 안타가 없다. 프로에서는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U-18 한국 대표팀은 7승2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미국과 대만과 동률이 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3·4위전에서는 일본에게 패배하며 메달이 불발됐다.
김동헌은 "규정이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가장 야구를 잘한다는 친구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 메달은 못 땄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헤쳐나가는 것도 배웠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도 배운 거 같다. 또 다른 나라 야구를 보면서 배운 게 많다"고 이야기했다.
프로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김동헌은 "프로에서 잘하는 것도 좋고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인성이 좋고 사람이 돼야 운동도 잘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더 신경쓰면서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라며 "그동안 부모님께서 많이 고생하셨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빠른 순번에 지명돼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니 새롭게 마음잡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