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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돌싱글즈3' PD "이혼 색안경 많이 달라졌대요…미혼도 좋아해준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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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ENA·MBN '돌싱글즈3'가 이혼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을 부수고, '재혼 맛집'으로 통하고 있다.

'돌싱글즈' 시리즈를 연출한 박선혜 PD도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나, 이혼을 바라보는 색안경이 어느 정도 벗어진 것 같다고 말하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돌싱글즈3'는 이혼 남녀의 연애 리얼리티다. 수많은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혼한 남녀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커플 매칭 이후 동거 생활을 가져, 진짜 커플로 이어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재미요소로 통한다.

이혼에 동거까지, 사실 지난해 7월 시즌1이 처음 방송되기 전만 해도 프로그램 포맷이 자극적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미 이혼이라는 아픔을 한 차례 겪었던 비연예인 출연진이 방송을 통해 또 다시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시즌3가 종영한 현시점에서, 오히려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많이 흐려진 분위기다.

박 PD는 "이혼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 시즌1만 해도 일부이기는 했지만 '이혼한 게 자랑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라며 반박해주시더라. 진짜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짚었다.

특히 출연진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많이 체감한다며 이번 시즌 출연자 최동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동환은 이혼 6개월 차에 '돌싱글즈3'에 출연했다. 그는 이혼까지 1년 반이 걸렸다며 '나는 실패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산 바다.

"동환 씨도 이혼 6개월밖에 안 됐을 때 방송을 하셔서, 주변에서 동환 씨의 이혼 사실을 많이 몰랐다고 하더라. 방송을 보고 나서 직장 동료분들이 응원하고 격려한다고 전했다고 하셨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방송으로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이혼했다'고 했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제 주변에서도 그렇다. 방송 이후 '사실 나도 이혼했다, 우리 언니도 이혼했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 다른 돌싱분들도 방송 보고 '연애하고 싶어졌다'고 말씀하셨다."

출연진이 이혼이라는 공통점으로 유대감을 느끼는 과정 또한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더한다는 평가도 많다. "본인들도 자기들의 경험에 대해 이렇게까지 길게 설명하면서 나눈 적이 없다고 하더라. 친구들이나 부모님께도 얘기를 잘 안 했다고 하더라. 많이 얘기했을 것 같은데, 입 밖에도 꺼내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미팅하면서도 '말만 해도 시원한 것을 왜 몰랐을까'하시기도 한다. 그래서 더 8명의 가족 같은 분들이 생겼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다른 연애 프로와 다르게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묻어나면서, 끈끈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미혼 시청자에게 인기가 좋은 것도 눈길을 끈다. "처음에는 3050 기혼자 여성이 시청 타깃이었다. 근데 20대분들과 남성분들, 특히 미혼 여성이 좋아해 주신다. 저도 보면서 사람을 보는 눈이 길러지는 것 같고, 좀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조건이어야 만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데, 프로그램 초반에 아무 조건을 안 보고 만남을 시작하지 않느냐. 그럴 때 사람의 진실한 매력이 나오더라."

그런가 하면, 돌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출연자의 전배우자나 아이들에 대한 우려도 있다. "비양육인 경우에는 아이를 노출시키지 않아야겠다는 제가 세운 하나의 기준이 있다. 아이들이 나오는 댓글들은 다 닫고, 이름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자막으로 처리한다. 출연자가 원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름도 최대한 안 나오게 한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노력하는 중이다."

비연예인인 만큼, 출연자 보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즌3 하면서 더 많이 느낀 것 같다. 유튜브에 근거 없는 이야기도 많아졌더라. 물론 주목도가 높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저희 선에서는 댓글을 닫고 SNS도 천천히 나가자고 했다. 과한 추측이나 악플은 삼가시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리고, 출연진을 다독이는 정도기는 한데 사실 근본적으로 힘든 일이기는 하다."

또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출연자 검증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특히 '돌싱글즈' 시리즈를 통해 재혼한 커플도 탄생했기에, 제작진이 어떤 기준으로 출연자를 검증하고 뽑는지 질문이 이어졌다.

"저희만의 기준은 유책배우자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혼이라는 게 물론 한쪽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믿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또 재혼까지 열어두고 조금 연애에 간절한 분이 몰입을 잘한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을 많이 본다. 자녀 유무나 직업 같은 것은 다음 조건이라 생각해서, 발란스를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봐, 제작진과 출연진의 스킨십도 적은 편이라고. "물론 스킨십이 많을수록 장점도 있지만, 친해지면 출연진이 PD와 작가를 더 찾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거리를 두고, 본인들끼리 시간을 두려고 한다."

'돌싱글즈'는 시즌3까지 이어지는가 하면, '외전'이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탄생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즌1, 2가 잘된 만큼, 시즌3의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잘 돼야 될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1,2할 때와 마음가짐이 더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3까지 잘해야 시즌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아서 더 공을 들였는데, 다행히 너무 많이 좋아해 주시고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아서 감사하고 신기하다. 또 이번 시즌 출연진은 이전 시즌들을 보고 오셔서 그럴 수 있고, 성격일 수도 있는데, 상대를 알고 사랑을 차지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러브라인이 많이 바뀌었다. '찐감정'으로 솔직한 부분을 보여줘서 매력있었다. 애틋하고 아련한 부분이 더 컸던 것 같다."

박 PD는 '돌싱글즈' 시리즈를 통해 '사람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이는 사람의 잘못으로 이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아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이별할 수도 혹은 행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사람의 소중함을 알려준 프로그램이다. 사람과 사람이 잘 만났을 때와 잘못 만났을 때 달라질 수 있고,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시련을 겪기도 행복해지기도 하는구나를 느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