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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홈런-200안타 가고, 김광현의 ERA-안우진의 탈삼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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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기록은 팀과 개인의 성과를 명시적으로 담고 있어 그 자체가 역사이고 팬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기록의 발전과 켜켜이 쌓이는 과정을 통해 명문 구단과 스타가 탄생한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가 시즌 후반 역사적인 홈런 열풍에 들끓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인 로저 매리스의 61홈런에 2개차로 다가섰다. 새 기록 수립이 확실시된다. 일본은 야쿠르트 스왈로즈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60홈런에 도전 중이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virus)' 시대의 첫 시즌을 맞아 미일 야구팬들은 훌륭한 팬 서비스를 만끽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8월 초 KT 위즈 박병호가 50홈런, 나아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박병호가 지난 8월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31호, 32호 홈런을 연거푸 때릴 당시 그의 예상 홈런수는 50개였다.

KBO리그의 50홈런은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5년에 기록한 53개가 마지막이다. 본인의 기록 뿐만 아니라 2003년 이승엽의 한 시즌 최다 56홈런에 도전하는 베테랑 거포의 방망이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32홈런을 친 뒤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33호 아치를 그린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무려 27경기에서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2회초 좌중간 2루타를 치고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리며 인대 부상을 입어 시즌을 접었다.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해 포스트시즌 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그때 가봐야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박병호의 중도 이탈에도 불구, 홈런왕 레이스는 박병호의 우승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홈런 2위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는 25개를 때렸다. 남은 14경기에서 박병호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30개도 치기 어렵다. 40홈런 타자가 올해도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50홈런과 함께 올시즌 사실상 불가능한 대기록이 여럿 있다. 200안타도 물건너간 상황이다. 173안타로 이 부문 1위인 피렐라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192안타를 마크한다. 200안타에 도달하려면 1경기에 2안타씩 쳐야 한다. 괴력이 필요하다.

2014년 서건창의 201안타가 점점 전설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가 2019년 197개, 2020년 199개로 200안타 문턱에서 주저앉았고, 현존 최고의 '안타 기계' 키움 이정후는 내년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했다. 서건창이 첫 200안타 문을 두들긴 2014년에는 팀당 128경기를 치렀다. 이듬해부터 10개팀-144경기 체제로 확대됐음에도 200안타는 요원하기만 한다.

투수 부문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20승 투수는 올시즌에도 나오지 않는다. 다승 공동 1위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는 15승을 기록 중인데, 남은 시즌 기껏해야 4차례 등판할 수 있다. 오승환이 갖고 있는 47세이브 기록도 경신이 힘들다. 38세이브를 마크 중인 LG 고우석이 9개를 추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부문서는 대기록이 기대된다. 키움 안우진은 204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어 남은 3차례 등판서 작년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작성한 225탈삼진에 도전할 수 있다. 또한 SSG 랜더스 김광현(1.85)이 2010년 류현진(1.82) 이후 12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로 등극할 지도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