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감독대행' 체제 팀들의 반란이다. 8월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위권 팀들의 반격. 정규 시즌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KBO리그 성적을 8월 이후로 놓고 보면, NC 다이노스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4위의 성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LG 트윈스가 22승1무11패 승률 0.667로 전체 1위로 압도했고, NC가 21승15패 승률 0.583으로 2위, KT 위즈가 22승16패 승률 0.579로 3위, 삼성이 20승16패 승률 0.556으로 4위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전체 순위와는 차이가 있다. 18일 현재 SSG-LG-키움-KT-KIA 순으로 1~5위팀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즌 순위만 놓고 봤을때 6위인 NC, 7위인 삼성의 후반기 대약진이다. 2020년 챔피언인 NC, 지난해 1위결정전까지 진출했던 삼성. 올시즌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 팀이다.
이 팀들은 올 시즌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시즌 초반 지독한 부진 그리고 전임 감독의 사퇴다. NC는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의 여러 악재 끝에 올 시즌 꼴찌로 출발했다. 결국 최하위권을 맴돌다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이동욱 감독이 지난 5월초 경질됐다. 개막 후 불과 33경기를 치른 시점이었다. 이후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꾸려오고 있다.
삼성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5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펼치는듯 했으나 전반기 막바지에 창단 최다 연패인 13연패를 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9위까지 떨어져있는 시점에서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점을 맞았다.
정식 감독 체제가 아닌 두 팀이지만, 감독 교체와 맞물리면서 후반기 대약진이 시작됐다. NC는 양의지를 중심으로 손아섭, 박건우 등 핵심 타자들이 살아나며 활약을 해주고 있고, 오영수와 김주원 등 젊은 선수들도 눈에 띈다. 마운드도 한층 안정을 찾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5위를 위협하는 자리까지 오게 됐다. 롯데를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선 NC는 현재 5위 KIA를 1.5경기 차로 쫓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이 3경기나 남아있는만큼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다.
삼성 역시 꺼져가던 희망을 화려하게 살렸다. 특히나 최근 화력이 무섭다. 15일 두산전부터 17일 KIA전까지 3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삼성은 선발진과 필승조 그리고 박진만 감독대행이 적극 기용 중인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강인권, 박진만 감독대행의 지도력에 대한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두 대행 모두 현역 은퇴 후 코치로 시작해 지도자 과정을 충실히 밟아 왔다. 대행으로 리더십과 용병술, 분석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정규 시즌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약이 더욱 희망적인 이유다. 정식 감독 취임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