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KIA전이 펼쳐진 1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휴일을 맞아 많은 관중이 3루측 삼성 응원석을 가득 메웠다. 전날에 이어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한울 타석 마다 응원가 소리가 유독 힘차게 들렸다. 전날 KIA전 동점타와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 부임 이후 함께 올라와 확 달라진 모습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기대감과 좋은 흐름은 이날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도 4타수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와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한 최고 테이블세터로서의 맹활약. 강한울을 시즌 타율을 3할2푼3리로 끌어올렸다. 15일 두산전 이후 4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
갈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8월 콜업 이후 타율 3할8푼8리, 9월 이후 타율은 무려 4할3푼2리다.
선두타자로 나선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강한울은 1-0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중견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3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4-0을 만드는 결정적 한방.
강한울의 생각하는 야구가 빛난 순간이었다.
2사 1,2루에서 톱타자 김상수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변화구 유인구를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2사 만루.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이의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갔다. 1-0 상황의 2사 만루. 대기타석은 리그 최고의 타자 호세 피렐라가 서있었다. KIA 배터리의 선택지는 적극적 승부 밖에 없었다.
강한울은 이를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했다.
초구 몸쪽 높은 빠른 공에 강한 스윙을 했지만 헛스윙. 2구째 122㎞ 커브를 컴팩트 한 스윙으로 내야를 갈랐다.
상대의 적극적 승부를 예상하고 대처한 강한울의 야구지능이 만들어낸 빅이닝이었다.
강한울은 전날 KIA전에서도 0-1로 뒤진 5회 1사 1,3루 쓰리볼 스윙으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이 상황에 대해 "게임 전 스태프를 통해 찬스에서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했다. 강한울 선수가 컨디션이 좋다 보니 중요한 포인트에서 점수를 낼 수 있는 타점을 내서 분위기 가져왔다"고 칭찬했다. 이어 "워낙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어 선수들도 놀라고 있을 것이다. 아마 '강한울이 저렇게 좋은 선수였어?'하고 있을 것이다. 인식이 다들 변해가고 있다. 새로운 모습을 처음 보니까 저런 선수였구나 새롭게 보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렇다. 8월 이후 강한울은 전혀 다른 선수처럼 보인다.
단순히 잘 치는 것 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야구를 한다. 특급 선수가 펼치는 야구다. 최근의 강한울은 특급 타자의 모습이 맞다. 강한울은 주말 경기를 마친 뒤 "경기 중 박한이 코치님이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어떤 공이 좋은지 설명해 주시면서 잘 치라고 응원해 주셨다"며 "간결한 스윙도 좋지만, 스코어와 주자 상황에 따라 맞는 스윙을 하라고 주문하신다. 쉽지는 않지만 상황에 맞는 스윙을 할 수 있게 경기 흐름도 잘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