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7일 오전 8시, 시흥 HM풋살파크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10분만 늦었더라도 차를 댈 공간이 없을 뻔했다. 주차장을 빼곡히 메운 자동차와 톡쏘는 파스 냄새는 이곳이 H-CUP 풋살 대회 '성인부' 대회가 열리는 장소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수도권 최강 풋살 동호인팀을 가리는 '슛 for 건강자산, 삼성생명 H-CUP 2022 게토레이' 남자 성인부 시흥예선은 31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이번 대회는 전문 엘리트 선수가 아닌 흔히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풋살을 즐기고픈 아마추어들을 위해 만든 대회다. 삼성생명 HNS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며, 파트너사로 게토레이 롯데칠성, 후원사로 국민체육진흥공단 디오션리조트 가히 신성델타테크 낫소 포천인삼영농조합 위밋업이 참여했다.
시흥예선에는 김포풋살클럽, UNWAYS FC, FC파란, 우연FS, 백두산, 해초fs, Best in Seoul, AMC, FC.UNLIMITED, 달려라하남자(삼성생명), 한마음FS, 수내아버지축구클럽(삼성생명), 덕산삘, 코멧(삼성생명), 운칠기삼, KFC, thaisawang, 노네임FC(삼성생명), FSGG, FS PASO, 리턴유나이티드, 프렌즈FS, 오합지졸fc, 썸남즈, 파주풍전fs, 부천풋살(삼성생명), 선부fc, 야나두(삼성생명), 김도근FS, 레드락, 북중남 등 31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31개팀이 4~5팀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였다. 각조 상위 2개팀이 16강 티켓을 얻었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는 10분간 대결하고, 4강과 결승전은 전후반 10분씩이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라도 최소 3~4경기씩을 치를 수 있다. 참가팀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대회 방식을 결정했다.
조별리그에서 눈길은 끈 건 높은 텐션으로 대회 분위기를 띄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출신 클럽 선수들이었다. 시흥 HM풋살파크 인근 '타이싸왕마트'에서 일하는 직원 등으로 구성된 thaisawang, 베트남 출신들이 모인 Best is Seoul, 북중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9년 귀화했다는 북중남 주장 이민호씨는 "북중남은 베트남에서 온 분들이 모여서 만든 클럽이다. 30여명 규모를 자랑한다"며 "Best in Seoul도 사실 북중남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꾸준히 호흡을 맞춰 우리 실력이 꽤 괜찮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태국-베트남이 모여 H-CUP의 분위기는 갑자기 '아시안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돼버렸다. thaisawang은 FC PASO전과의 첫 경기에서 1대0 승리하며 대회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PASO 선수들은 경기 후 손을 모아 thaisawang 선수들에게 "코쿤깝!(감사합니다)"이라고 말했고, thaisawang 선수들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답했다. thaisawang은 기세를 몰아 그룹E조 4경기에서 전승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십수명의 응원단이 모여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이날 가장 많은 '홈 이점'을 누린 팀은 다름아닌 thaisawang이었다.
thaisawang은 내친김에 16강과 8강에서 오합지졸fc와 파주풍전fs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등번호 9번 타농삭은 5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국 선수들은 "9번 킥이 좋다", "태국팀 에너지가 남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Best in Seoul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B조를 2위로 통과한 Best is Seoul은 FC파란을 꺾고 8강에 진출, 상위 8개팀에 주어지는 전국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북중남은 조별리그 최종전 패배로 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thaisawang, Best is Seoul을 비롯해 운칠기삼, 파주풍전, 김포풋살클럽, KFC, 리턴유나이티드, 선부FC 등 8개팀이 전국 챔피언십을 획득했다. 이들은 10월 1~2일 서울예선(동대문점)/천안예선(천안신방점), 10월 15~16일 전주예선(전주완산점)/부산예선(부산북구점) 등에서 상위 성적을 거둔 팀들과 함께 10월 29일 시흥 HM풋살파크에서 열릴 '왕중왕전' 전국 챔피언십에서 만나게 됐다.
전국 챔피언십 출전팀이 모두 가려진 뒤에도 대회는 계속됐다. 토너먼트에선 용인 풋살클럽 '어스'의 운영진으로 구성된 운칠기삼의 선전이 돋보였다. 운칠기삼과 김포풋살클럽의 결승은 명승부였다. 단 8명이 참가해 '영혼까지 쥐어짠' 끝에 결승에 오른 운칠기삼과 시흥예선 참가팀 중 가장 '풋살 다운 풋살' 실력을 펼친 김포풋살클럽은 결승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주장 정운기의 선제골로 운칠기삼에 앞섰으나, 김포의 조종희가 동점골을 넣으며 따라붙었다. 후반 정운기가 다시금 골망을 흔들며 2대1로 우승했다. 3~4위전에선 선부FC가 thaisawang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 우승팀은 상금으로 100만원, 준우승팀은 50만원, 3위팀은 30만원을 받았다. 총 10골을 넣은 정운기는 대회 MVP를 수상했다.
'한국-베트남-태국'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라운드 위 '사회 통합'을 연출한 H-CUP 풋살 성인부 첫 예선은 1~4위팀의 훈훈한 단체샷으로 마무리됐다. 시흥=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