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동안 막혀 있던 혈을 앤서니 알포드가 뚫었다.
이상하게 찬스만 만들면 기를 펴지 못하던 KT 타자들이 알포드의 안타와 함께 같이 터졌다.
알포드는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좌익수로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오른쪽 엄지를 다쳤다. 큰 부상이 아니라 1군에서 빠지지 않고 상태를 살폈던 알포드는 부상 일주일만인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전 3경기서 KT가 단 1점만 뽑는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3연패를 당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알포드의 복귀는 그야말로 희망이었다.
팀에 첫번째로 온 찬스에서 역전타를 날렸다. 0-1로 뒤진 3회말 2사 2,3루서 상대 선발 댄 스트레일리로부터 깨끗한 2타점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6회초 2-2 동점이 되면서 다시 KT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지만 알포드가 그 그림자를 치웠다. 선두타자로 나와 스트레일리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KT전에 강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7회초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롯데가 다시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알포드가 터놓은 득점의 길을 KT 타자들이 따라가기 시작했다. 7회말 4연속 안타 등 5개의 안타를 집중시켜 3점을 뽑아 6-3으로 앞선 것.
알포드는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박병호가 빠진 KT 타선에 확실하게 심폐소생술을 펼쳤다.
"팀이 승리했고 그것에 기여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알포드는 "엄지 상태에 대해 며칠 전보다는 상태가 좋다. 헛스윙 할 때 느낌이 오긴 하는데 매일 매일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엄지의 인대 부분이 좋지 않고 골타박이 있어서 통증이 있다"고 한 알포드는 "이틀전까지는 스윙을 못하고 있어서 돌아올 수가 없었다. 또 내가 A급 스윙을 할 수 없다면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오늘은 그게 가능해서 뛰겠다고 했다. 특히 우리 팀에 박병호 선수가 빠져 있어서 뛰고 싶었다"라고 했다.
KT에 강한 스트레일리에 좋은 타격을 한 이유를 묻자 "스트레일리 투수는 실투도 없고 볼배합도 정말 좋았다"면서 "타순이 한바퀴 돌때까지 고전했는데 두번째 바퀴부터는 팀이 전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잘 맞힌 것 같다. 이전에 한번 만났기 때문에 이번엔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병호의 공백을 알포드 역시 느끼고 있다. 알포드는 "박병호 선수는 리그 최고의 타자인데다 팀의 리더 역할도 했었다. 우리 선수 모두가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