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레몬을 줄 땐,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영미권에서 통용되는 이 유명한 속담에는 역경과 시련을 맞닥뜨렸을 때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으로 웃으며 견뎌내라는 뜻이 담겼다. '레몬'은 인생의 쓴맛, 신맛, 시련을 뜻한다. '인생이 레몬을 주면 시원하고 상큼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내면 된다'는 긍정의 마인드. 올 시즌 리그 8경기 만에 첫 벤치 시련 속에 기어이 마수걸이 골, 그것도 교체 13분 만에 토트넘 역사상 첫 해트트릭 역사를 빚어낸 손흥민이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이 속담을 유쾌하게, 센스 있게, 이렇게 패러디했다. "인생이 레몬을 줄 때는, 해트트릭을 해버려( when life gives you lemons… score a hat-trick)."
손흥민의 토트넘은 18일 오전 1시45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손흥민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6대2로 대승했다.
개막 후 골맛을 보지 못한 '득점왕' 손흥민의 시즌 첫 벤치였다. 콘테 감독은 경기 전 "손흥민이 현재 자신의 폼에 화가 나 있다"면서 쿨루셉스키, 해리 케인, 히샬리송 스리톱을 선발로 내세웠다. 3-2, 박빙의 우위를 유지하던 후반 14분 손흥민이 히샬리송과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28분, 후반 39분, 후반 41분 연거푸 골망을 흔들었다. 침묵을 깬 손흥민의 '미친' 활약이었다. 리그 6경기에서 침묵한 손흥민이 불과 13분 만에 3골을 터뜨리며 보란 듯이 날아올랐다. 경기 최우수선수는 떼논 당상. 토트넘은 5승 2무, 승점 17점으로 맨시티(승점 17)에 이어 리그 2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초로 교체 투입돼 해트트릭을 작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영국 축구기록 전문매체 옵타에 따르면 EPL 역사를 통틀어서도 교체 해트트릭은 단 7번뿐. 손흥민의 '벤치 해트트릭'은 2015년 9월 에버턴 공격수 스티븐 네이스미스가 첼시를 상대로 해트트릭를 기록한 후 7년만의 대기록이다. 손흥민 개인으로서는 2020년 9월 사우스햄턴전, 지난 4월 애스턴빌라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해트트릭이다. 옵타는 '손흥민이 올 시즌 18번 슈팅 만에 마수걸이골을 신고했고, 21번 슈팅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절체절명의 순간, 인생의 가장 깊은 시련에 빠진 듯한 순간 손흥민은 3골을 한꺼번에 쏘아올리며 영원한 클래스를 입증해보였다. 손흥민은 경기후 자신의 SNS에 3골을 상징하는 손가락 3개를 펼쳐든 채 '해트트릭 기념구'를 들고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인생이 레몬을 줄 때는 해트트릭을 터뜨려라"라는 한 줄 뒤에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변함없는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COYS( love you all and thank you for the support, always #COYS)"라며 믿고 기다려준 팬들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