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포항 스틸러스 센터백 하창래(27·1m88)은 파이터형 수비수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준수한 스피드를 지녔다.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도 능하다.
2021년 상무에 입대하기 전, 포항의 주축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김천 상무에서 '경험치'를 늘렸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하창래가 상무 입대 전보다 훨썬 더 여유로워졌다. 수비에서 중량감이 확실히 있다"고 했다. 저돌성은 여전한데, 경험과 여유가 늘었다는 의미는 수비수로서 업그레이드됐다는 뜻이다. 지난 7일 제대한 뒤 곧바로 포항의 주전 수비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존재감은 확실했다.
지난 11일 울산전에서 1m91의 거구 마틴 아담을 밀착 마크했다. 결국 포항은 '동해안 더비'를 2대1로 잡아냈다. 숨은 공신은 하창래였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 이날도 하창래의 위력은 여전했다. 수원 삼성은 최근 공격력이 급상승했다. 2가지 공격 루트가 있다. 1m86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지닌 수원 핵심 공격수 오현규를 중심으로 전진우 강현묵이 빠르게 침투한다. 세트피스에서는 어시스트 1위에 올라있는 이기제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중전으로 마무리. 하지만, 수원 삼성의 이같은 공격은 하창래의 강력한 수비로 모두 좌절됐다.
오현규를 육탄방어하면서 수원 공격 흐름을 완벽히 차단시켰고, 세트피스에서도 그랜트와 함께 공중전에서 압도적 모습을 보였다.
이날, 수원 삼성은 전반 초반 수비 라인을 내렸다. 오현규를 중심으로 역습을 시도. 하지만, 수원의 주요 공격 루트가 막히자 수비 부담감이 점점 가중됐다. 경기 지배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하창래 효과'는 선제골에서도 나타났다. 수비 부담감을 떨친 그랜트는 전반 29분, 신진호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포항은 전반 35분 고영준의 추가골로 완벽히 기선을 제압했다. 수원 에이스를 완벽하게 봉쇄한 하창래의 수비가 포항의 중원 지배력을 강화했고, 결국 전반 2-0 리드를 잡는 원동력이 됐다. 후반, 수원은 안병준을 투입하며 파상공세. 그러나 하창래를 중심으로 한 포항 4백의 벽은 너무나 견고했다. 하창래는 대인 마크 뿐만 아니라 적극적 제스처로 수비 라인을 리드하며 포항의 완승을 마무리했다. 상대 수비를 몸으로 막는 저돌성도 여전했다. 후반 39분 수원 안병준의 결정적 슛을 하창래가 몸으로 막아냈다.
포항이 수원을 2대0으로 완파했다. 1, 2선의 유기적 움직임으로 올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한 포항은 4백의 미세한 약점을 하창래 카드로 메우면서 더욱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15승9무8패로 승점 54를 획득한 포항은 2위 전북과의 승점 4점 차 간격을 유지했고, 8승10무14패(승점 34)로 9위를 유지한 수원은 강등권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위 김천과의 승점 차는 불과 3점. 수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