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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ERA 2.14' 단 1이닝 만에 무너진 '천적' 명성…원태인의 좌절 [창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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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NC 다이노스 천적'의 명성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단 1이닝만에 벌어진 일이다.

원태인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 선발등판했다. 하지만 5⅓이닝만에 9안타(홈런 2) 2사사구 6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원태인은 NC를 상대로 총 12경기에 등판, 67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중이었다. 역대급 연승은 아니지만, NC 천적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특히 9월 들어 페이스가 좋았다. 1일 KIA 타이거즈전 7이닝 무실점, 8일 롯데 자이언츠전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경기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요즘 원태인의 공격성이 살아났다. 전에는 위기가 왔을 때 자꾸 맞춰잡으려하거나 피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다보면 결국 맞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공격적인 승부를 걸더라.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은 그런 공격적인 승부가 독이 됐다. 원태인은 1회말 1사 1,3루 위기를 실점없이 잘 넘겼고, 3회까지 4안타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그 과정이 안정적이진 않았다. 1회 양의지, 3회 박건우의 타구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이어지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삼성은 4회초 피렐라의 선제 투런포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4회말에는 불안감이 현실이 됐다.

1사 후 노진혁의 안타, 오영수의 볼넷, 박준영의 안타로 순식간에 1사 만루가 됐다. 노진혁과 박준영은 모두 2구만에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9번타자 김주원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김주원도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홈런을 때려냈다.

원태인은 흔들리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1사 후 이번엔 박건우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번에도 슬라이더였다. 그것도 3연속 직구 후 던진 130㎞ 슬라이더가 박건우의 노림수에 제대로 걸렸다. 4회 한 이닝에만 6점을 내준 것.

평정심을 되찾고 5회를 3자 범퇴로 마쳤지만, 6회 다시 선두타자 박준영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만루포의 주인공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아냈을 땐 이미 투구수가 96구에 달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원태인은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썼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