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키맨은 이강인(마요르카)과 손준호(산둥 타이산)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약 2개월 앞둔 벤투호가 마지막 리허설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을 공개한다. 벤투호는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사실상 마지막 실전 점검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국내에서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한차례 더 치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는 공식 A매치가 아니라 해외파 합류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때문에 이번 코스타리카, 카메룬전은 100%의 전력으로 치를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벤투 감독은 이번 2연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황인범 황의조(이상 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턴) 등 핵심 자원들을 모두 부를 계획이다. 특히 부상으로 지난 6월 A매치에서 함께 하지 못한 김민재(나폴리) 이재성(마인츠)까지 합류할 예정이다. 김민재와 이재성은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밖에 K리그 등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기존 자원들이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벤투호는 모처럼 풀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눈길은 새 얼굴에 모아진다. 관건은 역시 이강인과 손준호의 선발여부다. 둘은 최종 엔트리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최대 변수다. 이강인과 손준호는 벤투호의 약점인 창의성 부족과 3선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벤투 감독이 기존 구상을 접고, 둘을 발탁할 경우, 월드컵 플랜 역시 달라질 수 있는만큼, 이번 선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이번에도 외면할 경우, 이들의 카타르행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봐야 한다.
이강인은 최근 가장 뜨거운 선수다. 마요르카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강인은 11일 '최강'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도 도움을 올리며,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3도움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도움 1위에 올라섰다. 이강인의 '자유도(프리 롤)'를 높여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멕시코 출신) 아래서 매경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은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라며, 유럽 5대 리그 중 전체 평점 13위에 올랐다.
특히 탈압박과 킥력은 물론, 활동량과 수비력까지 눈에 띄게 개선된 모습이다. 이강인은 2021년 3월 이후 1년6개월 가까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그 사이, 이재성-황인범-정우영(알사드)을 중심으로 한 허리진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외면할 수 없는 카드다. 그의 킥 한방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특히 세트피스 키커가 많지 않은 벤투호에 큰 힘을 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만큼,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손준호도 마찬가지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은 최종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본선에서 만날 더 높은 수준의 팀들을 상대로는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손준호가 대안으로 꼽혔다. 손준호는 지난 해 산둥 타이산의 더블을 이끌며, MVP 활약을 펼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들의 구애까지 받았다. 벤투 감독은 당초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손준호를 선발했지만,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다행히 손준호는 빠른 회복을 보이며, 정상 복귀했다. 손준호는 복귀전에서 그 라운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벤투 감독이 그간 손준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해온만큼, 마지막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