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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에서 신한동해오픈이 열릴까, 코마CC 역사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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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일본)=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일본 나라현 코마컨트리클럽(파71, 7065야드)에서 막을 올린 제38회 신한동해오픈(총 상금 14억원, 우승상금 2억 5200만원).

국내 단일스폰서 프로골프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단 한번도 국외에서 열린 적이 없다. 지난 2019년 대회 국제화를 위해 코리안투어(KPGA), 아시안투어, 일본프로투어(JGTO) 3개 투어 공동주관으로 대회가 개최됐지만 해외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창업 40주년인 올해 기념비적인 진전이 있었다. 그룹 설립자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이 세운 코마컨트리클럽에서 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미가 크다. 한국 기업이 일본프로투어 주관 대회를 일본 현지에서 개최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3개 투어 공동주관 답게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 아시아 선수들이 각 40여명 씩 총출동 해 다국적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코마CC는 유서 깊은 장소다.

지난 1980년대 초 이희건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한 재일 한국인 사업가들이 한국 골프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 곳이다. 이 곳에서 재일 사업가들은 모국 골프 발전과 국제적 선수 육성, 한일 스포츠 교류 증진을 위해 동해오픈 창설을 결정했다. 일사천리로 이듬해인 1981년 9월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다. 신한동해오픈의 시작이었다.

코마CC는 1980년 남아공의 전설적인 골퍼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명문 골프장. 2002년 일본 PGA 챔피언십과 2019년 JGTO 간사이오픈이 개최된 일본 내 100대 골프장으로 꼽히는 토너먼트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창업주의 의지가 서린 곳에서 창업 40주년 기념 대회가 열리는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마CC는 일본 내 가장 한국적인 골프장이다.

입구에 국보 다보탑이 서있다. 코스 내 팔각정 모양의 그늘집도 있다. 골프장을 상징하는 문양은 무궁화를 본 떠 만들었다.

1993년 부터 가장 오래 골프장 지배인을 맡았던 고키 다이라씨는 "한국 골프장은 잘 모르지만 초대 회장께서 고향인 한국의 이미지를 살려 골프장을 만들었다"며 "코스 내 미루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배치해 고향의 소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코마CC는 현지에서 한국 음식 '성지'로도 꼽힌다.

곰탕과 냉면, 야끼니꾸 등 한국음식 메뉴가 즐비하다. 다이라씨는 "한국 음식들은 그때 그때 만드는 데 특히 곰탕 같은 경우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못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현지 일본골퍼들도 요리가 맛있다며 한국음식을 먹으러 간다고 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뜻 깊은 해, 뜻 깊은 장소에서 개최되고 있는 의미 있는 대회.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야 할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가 역사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