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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진용진 "'없는 영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뻔하게 담고 싶지 않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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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택한 크리에이터 진용진. 그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상을 현실로 이뤄내며 콘텐츠 창작자로서 남다른 재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공개된 무비시리즈 '없는 영화'는 진용진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부터 연출, 편집까지 참여하며 연출가로서 역량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학교 폭력과 파벌 싸움, 사이버 렉카, 인터넷 도박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최근 서울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만난 진용진은 '없는 영화'의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평소 영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보면서 동경해왔고 좋아하는 영화가 있으면 몇백 번씩 돌려보기도 했다"며 "'타짜'(2006)의 경우는 약 500번 정도 관람을 해서 모든 대사를 다 읊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예전부터 취미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작업 초반에는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연출뿐만 아니라,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진용진은 캐스팅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준비성'을 꼽았다.

진용진은 "작품 속에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보니,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 뉘앙스를 주로 보는 편이다. 오디션 현장에서는 배우들에 자유연기를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저는 촬영 현장에서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원했는데, 저를 제외하고 배우들끼리는 매우 친한 것 같더라(웃음). 아무리 카메라가 꺼진 상황이어도 서로의 본명을 부르기보다는, 극 중 캐릭터명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연기 첫날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확연히 자연스러워진 게 눈에 보였다"고 설명했다.

'없는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으로 몰입도를 높이며 시리즈가 첫 공개된 지 약 8개월여 만에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했다. 진용진은 "회사 내부에서는 축하한다고 말씀을 해주셨지만 저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제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그것을 알려드림' 외에 또 다른 시리즈로 사랑 받았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사회적 문제들을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만큼, '없는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확고했다. 진용진은 "사람들은 보통 상대방의 맘에 들지 않는 점들을 본인 마음대로 바꾸고 싶어 하는데, 이 생각 자체가 굉장히 오만하다고 느꼈다"며 "특히 '사이버 렉카' 관련 콘텐츠를 통해 개인 사정은 오직 본인만 아는 거고,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최근 이러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조회수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이들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없는 영화'는 오히려 주인공보다 빌런 캐릭터들이 작품을 흥행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올곧게 행동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기보다는 '나는 저렇게는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반면교사 의미를 내품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진용진은 함께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연출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제 콘텐츠 중 '머니게임'이 미국에서 웹예능으로 방영됐고 한국에서도 OTT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캐스팅 당시 아이유 씨와 꼭 함께 하고 싶었는데 만약 다음에 기회가 닿는다면 가장 먼저 연락을 드리고 싶다. 또 영화 '파수꾼'(2011)을 재밌게 봐서 윤상현 감독님이 시나리오나 연출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유튜브 채널 '진용진'은 구독자 수 249만 명(9월 4일 기준)을 보유 중인 대형 채널로 성장했지만, 초반부터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진용진은 "채널 안에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볼수록 기존 구독자를 잃을 수 있는 위험도가 높아진다. '없는 영화'를 처음 선보였을 때는 '그것을 알려드림'을 보려고 구독을 했는데, 왜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구독자 입장에서는 보고 싶은 걸 더 이상 업로드하지 않으면 계속 지켜볼 이유가 없다. 지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그저 콘텐츠를 더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방점을 찍었다. '없는 영화'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고 글로벌 시청자가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용진이 콘텐츠 촬영 때마다 입었던 흰 셔츠와 파란 넥타이도 어느새 채널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대해 "원래 옷 사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넥타이하고 정장만 있으면 됐지'라는 생각으로 장롱에서 꺼내 입었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다 보니 너덜너덜해져서 넥타이만 100개 주문 제작을 했고 집에 인플루언서들이 놀러 오면 선물로 주기도 했다(웃음). 제가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정치 성향을 공개하는 거 아니냐고 오해하시는데 전혀 그런 의도가 담기지 않았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진용진은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제가 콘텐츠형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것 같다. 저만의 신선함과 실행력을 구독자 분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영화를 만들든, 예능을 만들든 장르 불문하고 뻔한 콘텐츠를 보여드리지 않을 것을 약속드릴 수 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