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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회장이 전용기로…" 첼시 울린 오르샤,EPL행 무산썰…첫 카타르월드컵은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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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출신 '오르샤'가 유럽 무대에서 또 한번 번뜩였다.

지난해 유로파리그에서 해트트릭 대역전극으로 무리뉴의 토트넘을 '멘붕'에 빠뜨렸던 오르시치가 이번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를 위기에 빠뜨렸다.

첼시는 7일 오전 1시45분(한국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스타디온 막시미르에서 펼쳐진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첫경기에서 디나모 자그레브에 0대1로 패했다. 전반 13분 오르시치가 수비라인 뒷공간을 깨뜨리며 하프라인부터 페널티박스까지 폭풍질주했다. 첼시가 레스터시티로부터 7000만파운드(약 1100억원)에 영입한 수비수 웨슬리 포파나가 오르시치의 속도를 이기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 감각적인 오른발 칩샷이 골망을 흔들었다. 짜릿한 역습, 침착한 피니시로 디나모 자그레브의 승리를 이끌었다.

디나모 자그레브의 대반전, 투헬 감독과 첼시의 치욕이라 하기엔 오르시치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활약은 단순한 우연이나 반짝 행운이 아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르시치는 큰 무대, 큰 경기에 강했다. 강팀 상대 해트트릭만 두 번. 2019년 9월 18일 자신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데뷔 무대였던 아탈란타전에서 이미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지난해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무리뉴의 토트넘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2대3 쓰라린 역전패를 안겼다. 32강 2차전(1대0승) 결승골에 이어 토트넘전 해트트릭으로 자그레브의 8강행을 이끌었다. 유로파리그 8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오르시치의 '미친 활약'에 빅리그 빅클럽들의 러브콜도 잇달았다. 2020년부터 아스널, 웨스트브롬위치 영입 루머가 있었고, 실제로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행은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번리가 오르시치를 강력하게 원했다. 번리 회장이 전용기를 타고 자그레브까지 날아왔을 만큼 영입에 진심이었다는 후문. 이적이 합의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구단이 막판 '서포터들의 반발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합의를 틀었고, 결국 오르시치와 2026년까지 4년 장기 재계약에 합의했다.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제시한 오르시치의 몸값은 1000만 유로(약 137억원) 안팎. 오르시치의 일관된 활약상에 비춰볼 때 '빅리그' 중하위권 팀, 유럽 중소리그 톱클럽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오르샤의 K리그 전남, 울산행을 이끌었던 김도준 대표(HBR스포츠 코리아)는 "러시아, 터키리그 러브콜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구단이 보낼 생각도 본인이 갈 생각도 없어보인다. 나이도 있고, 가족도 있기 때문에 빅리그 도전이 아니라면 가족과의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선호하는 것같다"고 귀띔했다. "오르샤는 K리그 시절에도 그랬지만 한결같이 겸손하고 성실한 선수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오르시치는 올 시즌 리그 8경기에서 5골 5도움, 리그 공격 포인트 1위에 올라 있다. 지난달 25일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챔스행을 이끌었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결승골로 첼시를 무너뜨렸다.

크로아티아 자국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인 오르시치는 올해 11월 카타르월드컵, 생애 첫 출전도 유력하다. 크로아티아는 벨기에, 캐나다, 모로코와 함께 F조에 속해 있다. 2019년 8월 유로2020 예선전을 앞두고 만 27세의 나이에 뒤늦게 대표팀에 승선한 오르시치는 이후 최근까지 계속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다.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 이반 페리시치, 마테오 코바시치 등 내로라하는 스타군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여름 유로2020 스페인전에선 골맛도 봤다. 나이 서른에 첫 월드컵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손흥민 팀 동료' 페리시치와 선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즐라트코 델리치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이 빠른 발과 강력한 압박, 강력한 슈팅 능력을 보유하고 공수에 모두 능한 헌신적인 팀플레이어 오르시치를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닌 사이드백으로 내려쓰는 실험도 한 만큼 월드컵 무대에서 멀티플레이어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K리그가 사랑한' 오르샤, '크로아티아 국대' 미슬라브 오르시치의 멈추지 않는 진화를 K리그 팬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