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팬들에게 면목이 있다."
슈퍼매치에서 3대1 완승을 거둔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에서 오현규의 멀티골과 안병준의 추가골에 힘입어 3대1 승리한 직후다. 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원정석을 채워준 팬들에게 그동안 즐거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미안했다. 오늘 경기로 면목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동안 고비를 못 넘겨서 아쉬웠다. 지는 경기를 많이 했다. 오늘 그런 거를 갚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팀이 강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거다. 그런 모습을 자주 이기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전반 27분 오현규의 선제골과 31분 안병준의 추가골이 4분 간격으로 터지며 전반을 2골 앞선채 마쳤다. 후반 12분 나상호의 경고누적 퇴장으로 숫적 우위를 안은 이후 시점인 18분 오현규가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44분 일류첸코에게 한 골을 헌납했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서울한테 원정에서 지고 홈에서도 져서 데미지가 굉장히 컸다. 6월 맞대결 패배 이후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 크게 이긴 것도 그렇지만 강한 팀을 이겨서, 라이벌 팀을 이겨서 앞으로 경기에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리뿐 아니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전 3연패에서 벗어난 수원은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그룹A 진입 가능성을 키웠다. 승점 33점을 기록, 8위 서울(36점)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좁혔다. 6위 강원(39점)과는 6점차.
이 감독은 멀티골 활약을 펼친 오현규에 대해 "항상 준비가 된 선수다. 자신감, 체력적으로 모두 업이 되어있다"며 "좋은 걸 많이 가졌다. 이대로만 해준다면 팀에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한편, 안익수 서울 감독은 "면목이 없다. 상암벌에 수호신과 상대 선수만 살아있는 듯한, 저희는 죽어있는 듯한 경기를 했다. 정말 FC서울이란 엠블럼 달고 이런 경기 할 수 있나 의아했다. 지도자 입장에서 책임을 많이 느낀다"고 아쉬워했다.
안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미흡했다고 패인을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