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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군 생활 오래했으니"…이천에 도착한 커피차, 투수조장이 전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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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투수 조장이 쏜다.'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 LG 트윈스 2군과 경기를 앞둔 두산 2군 선수단에 커피차 한 대가 왔다.

커피차에는 '투수 조장이 쏜다. 맛있게 드시고 힘냅시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

커피차를 보낸 주인공은 홍건희(30·두산 베어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산의 투수조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달 25일 등 담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천으로 내려와서 회복에 집중했던 그는 재등록이 가능한 4일에 맞춰서 2일 이천에서 나왔다.

이천에서의 마지막 날. 홍건희는 후배를 위한 깜짝 커피차 선물을 준비했다. 2군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를 위한 것.

홍건희는 2군에 있는 선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두산의 뒷문을 단속하는 주전이지만,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홍건희는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2011년 2라운드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그는 2019년까지 8년 간 156경기 출장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안정되지 않은 제구에 고전했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선발과 구원 등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1군과 2군을 오가는 등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0년 6월 KIA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홍건희의 야구 인생도 바뀌었다. 이적 이후 50경기에서 3승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에는 65경기 6승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두산의 필승조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에는 마무리투수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 자리를 채우면서 44경기에서 12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고 있다.

홍건희는 "나도 2군 생활을 오래 해봤다.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준비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2군에 있는 동안 홍건희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멘토 역할도 했다. 남다른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매년 좌절했던 그의 경험은 아직 만개하지 못한 2군 선수들에게는 더욱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홍건희는 '22년도 끝까지 마무리 잘하자'는 메시지 전하며 선수들이 부상없이 최선을 다하길 바랐다.

1군에 올라가는 홍건희도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홍건희는 "팀이 중요한 시기에 빠져서 너무 미안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