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하루만 늦었어도 이형종의 극적인 역전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9월 1일은 5명의 선수를 1군에 더 둘 수 있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는 날이다. 10개팀 모두 1일 많게는 5명까지 1군에 불러올렸다. LG도 1일 투수 최동환과 배재준, 포수 김기연, 내야수 서건창, 외야수 안익훈 등 5명을 콜업했다.
그리고 이 확대 엔트리 덕분에 LG는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바로 세번째 포수 김기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LG는 1일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7회까지 0-1로 뒤지고 있었다. 8회초 9번 유강남 타석 때 LG 류지현 감독은 서건창을 대타로 냈다. 선두 타자였기 때문에 출루 가능성이 높은 교타자인 서건창을 냈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LG는 득점을 하지 못했고, 8회말 수비 때 두번째 포수 허도환을 서건창 대신 출전시켰다.
그리고 9회초. 2사 1,2루서 8번 문성주의 천금같은 안타로 1-1 동점이 됐다. 그리고 이어진 2사 2,3루. LG는 9번 허도환 타석 때 대타 이형종을 냈다. 만약 이 경기가 8월 31일에 열렸다면 류 감독은 허도환 타석 때 대타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허도환을 빼면 9회말에 나갈 포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야수를 대체 포수로 낼 수도 있지만 1-1 동점 상황인데다 불펜진도 준비돼 있어 굳이 그런 무리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날은 1군에 막 올라온 세번째 포수 김기연이 있었다. 김기연이 9회말에 나가면 되기 때문에 허도환을 빼고 이형종을 기용했고, 결과는 2타점 역전 적시타였다. 그리고 김기연이 마무리 고우석과 좋은 호흡을 맞추면서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내고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류 감독은 2일 KT전을 앞두고 전날을 복기하면서 "어제는 포수가 3명이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고 좀 더 공격적으로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서 "김기연이 어제 그런 상황이 쉽지 않았을텐데 안정감있게 잘했다. 든든했다. 가능성 있는 포수"라며 믿음을 전했다.
보통 확대 엔트리 때 올리는 선수는 대부분이 대타, 대수비 요원 정도이고, 가끔은 팀에 꼭 필요하다기 보다는 미래를 보고 어린 선수들에게 1군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LG는 5명을 모두 필요한 선수로 채웠다. 팀 상황이 그만큼 중요한 것도 있지만 전력층이 두터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