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엄청난 집중력. 계속되는 긴장감속에 0의 행진이 계속됐고 결국 마지막에 승부가 결정됐다.
2위 LG 트윈스와 3위 KT 위즈가 1일 수원에서 펼친 경기는 진짜 플레이오프를 방불케했다. 투수들의 탈삼진 행진 속에 멋진 수비까지 나왔고, 그 결과 0-0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LG와 KT의 맞대결은 당연히 중요했다. KT가 이번 2연전을 모두 가져간다면 LG와의 차이를 4게임으로 줄이며 본격적인 2위 싸움에 돌입할 수 있다. LG가 2연승을 가져가면 KT와의 격차를 벌려 좀 더 맘 편하게 1위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이 중요한 첫 경기에 LG는 14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냈고, KT는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엄상백을 올렸다. 투수의 무게로는 분명 LG가 유리해보였지만 뚜껑을 여니 에이스 대결이었다.
켈리는 기대대로 호투를 펼쳤다. 6회까지 삼진 8개를 잡아내며 3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2사후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5번 장성우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출발한 켈리는 3회말 2사 2루, 4회말 1사 1,2루의 위기를 에이스답게 넘기면서 0의 행진을 이었다.
하지만 진짜 '대박'은 엄상백이었다. 150㎞가 넘는 빠른 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으로 무려 13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LG 타선을 침묵시켰다. 1회를 3연속 탈삼진으로 시작한 엄상백은 위기도 탈삼진으로 넘겼다. 2회초 1사후 오지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문보경을 삼진, 가르시아를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고, 4회초엔 1사후 채은성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오지환을 삼진, 문보경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7회초에도 오른 엄상백은 1사후 문보경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가르시아를 삼진, 문성주를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7이닝 3안타 1볼넷 13탈삼진 무실점. 자신의 첫 두 자릿 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올해 5월에 배제성이 기록한 KT 한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었다.
멋진 투수전에 멋진 수비가 더해졌다. 2회초 2사 2루서 가르시아의 빠른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넘어지며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 실점을 막았고, LG 우익수 홍창기는 5회말 1사후 조용호의 큰 타구를 펜스앞까지 쫓아가 잡아내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런 투수전에선 큰 것 한방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그랬다. KT 6번 황재균이 7회말 켈리에게서 선제 솔로포를 날린 것. 4회말 깨끗한 중전안타를 쳤던 황재균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켈리의 초구 136㎞의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LG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진행했지만 그대로 홈런 인정. 그러나 켈리는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고 7이닝 4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렇게 끝나면 명승부가 아니다. 9회초 LG가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2사 1,2루의 벼랑 끝에서 문성주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2,3루서 대타 이형종이 좌중간 역전 2타점 안타를 쳐 LG의 극적인 3대1 역전승을 만들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