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는 메이저리거가 참가하는 대회다. 야구 종목만 보면 올림픽보다 더 큰 대회가 WBC다.
그러나 프로선수들은 이 대회 참가를 조심스러워한다. WBC는 정규시즌이 열리기 전인 3월에 열리기 때문에 보통 때보다 한달 빨리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WBC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각 팀의 중심 선수들이다. 항상 정규시즌에 맞춰서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한달 빨리 올리는게 쉽지 않다. 그리고 이것이 정규시즌에서 부진이나 부상을 불러올 수가 있다. WBC라는 큰 대회에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은 결국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잘해서 연봉을 올리는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몸을 원래 빨리 끌어올리는 선수라면 WBC에 나가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그런 선수가 KT 위즈에 있다. 심지어 잘 던지는 선발투수다.
KT 고영표가 바로 WBC에 최적화된 선수였다.
고영표는 현재 가장 핫한 투수다. 31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서 6이닝 동안 9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3승을 거둬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선 고영표는 개인 11연승과 함께 8경기 연속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던지면 곧 승리다.
당연히 WBC 대표팀 승선이 기대된다. 미국이나 남미 국가 등엔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투수가 생소해 잘 통하기 때문에 대표팀엔 꼭 사이드, 언더핸드 투수 여러명이 오른다. 선발쪽으론 당연히 고영표가 유력 발탁 후보다.
고영표 역시 WBC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게다가 빨리 몸을 올리는 스타일이라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PR했다.
고영표는 WBC는 몸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런데 나는 시범경기 시즌 때 좋은 피칭을 많이 한다. 몸을 빨리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다. 컨디션을 늦게 끌어올리는 걸 못한다"라면서 "캠프 때 열심히 하다보니 빨리 올라온다. 외국인 투수들이 게임도 천천히, 피칭도 천천히 하라고 조언해주기도 한다. WBC에 가게 되더라도 평소 준비하듯이 하면 되지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고영표는 "WBC에 가는 것을 상상만 해도 나에겐 영광이다"라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시즌을 부상없이 좋게 마치고 내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잘 준비해서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