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경쟁자가 없다. 외인 타자도, 베테랑 거포도 근처에 보이지 않는다.
KT 위즈 박병호(36)의 홈런왕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 2홈런 이후 27일, 20경기째 침묵중이다.
대신 홈런왕 특유의 몰아치기가 뛰어나다. 올시즌 5경기 동안 5~6홈런을 몰아친 적이 2번이나 있을 정도.
박병호가 '32'에 묶여있지만, 근처에도 오는 선수가 없다. 지난해 30홈런을 넘겼던 선수는 최 정 나성범 알테어 한유섬 양의지까지 5명. 알테어는 떠났고, 나머지 4선수 중 20홈런을 채운 선수도 아직 없다.
지난해 29홈런을 쏘아올렸던 피렐라가 홈런 2위지만, 아직 23개에 불과하다. 피렐라를 제외하면 김현수(22개) 오지환(20개) 이정후(19개) 등 작년엔 홈런 상위권에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띈다.
박병호가 만약 올해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개인 통산 6번째가 된다. 마지막 홈런왕은 4년전인 2019년. 당시에도 박병호는 33홈런을 기록, 최 정 로맥(이상 29홈런) 샌즈(28홈런) 로하스(24홈런) 등을 제치고 유일한 30홈런 타자로서 홈런왕을 거머쥔 바 있다.
현재 10개 구단의 잔여경기는 34경기(NC 다이노스)에서 26경기(키움 히어로즈)밖에 남지 않았다. 거포의 기준점으로 꼽히는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선수가 올해는 박병호 1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2년간 키움에서 간신히 20홈런을 넘기는데 그치며 마음고생을 겪었다. 하지만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부활을 외쳤다. 소속팀 KT도 어느덧 키움을 제치고 3위까지 뛰어올랐다. 시즌초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던 올해 KT를 여기까지 이끈 선수가 박병호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강철 KT 감독은 항상 "투수는 좀 알아도 타자는 잘 모른다"며 손을 내젓는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강철 매직'이 투수 뿐이 아닌 타자에게도 적용된 모범 사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