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푸이그가 팀 내에서 '찐케미'로 통하는 이정후를 살뜰하게 챙겼다. 푸이그와 이정후는 시즌 초부터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왔다. 외야수 훈련을 하며 콤비를 이뤄 같이 뛰었고, 휴식 중에도 껌딱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조언이 필요할때 마다 가장 먼저 이정후를 찾을 만큼 막역한 사이다.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 이정후는 팀이 4-1로 앞서던 5회말 2사 만루에서 8번 김재현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이정후와 천적 관계인 롯데 선발 반즈가 5회말 1사후 마운드를 내려간 후였다.
이정후는 롯데의 두번째 투수 이민석의 5구째 공략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2-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리드를 굳혔다.
이 한방으로 이정후는 '프로 데뷔 후 6년 연속 150안타' 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6년 연속 150안타는 박용택(LG), 최형우(KIA), 손아섭(NC)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진기록이다.
적시타 때 홈을 밟은 푸이그는 이정후의 기념구부터 찾았다. 공이 롯데 수비진의 수중에 있는 것을 발견한 푸이그는 자신에게 던지라고 손짓했다.
묘기 부리듯 발등으로 공을 받아 낸 푸이그의 손에는 이정후의 배트가 들려 있었다. 절친의 대기록 달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축하해 주는 츤데레스러운 모습이었다.
중견수에 투입 된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6-2로 쫓기던 6회초 2사 1,2루에서 박승욱의 중전 안타 타구를 잡은 후 홈까지 직배송했다.
볼은 이지영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고. 홈을 향해 쇄도하던 한동희는 태그아웃 됐다. 시즌 7번째 보살을 기록한 이정후는 피렐라(삼성), 푸이그(키움), 오태곤(SSG)과 함께 이 부문 외야수 공동 1위로 등극했다.
경기의 마무리도 이정후 손에서 이루어졌다. 1점차 박빙의 상황이던 9회초 2사후 좌중간으로 향하던 전준우의 큼지막한 타구를 폭풍쇄도하며 낚아챘다.
이정후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키음은 6대5 신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