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SSG(랜더스)에 우리 경남고 후배들이 많더라고요. 3년간 함께한 은사님(조원우 코치)도 계시고…"
KBO 역대 2번째 은퇴투어의 주인공, KBO 역사상 3번의 타격 트리플 크라운 중 2번을 해낸 남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를 향한 SSG 랜더스의 예우는 인상적이었다.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은퇴 시즌을 맞이한 이대호의 마지막 인천 방문이었다.
경기전 원정사인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대호의 눈앞에는 야구인생 30년을 함께 해온 친구 추신수(40)의 간식차가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추신수의 사진 선택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함께 야구를 시작한 사진,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만난 사진이 위아래로 나란히 배치된 것. '대호야, 니랑 야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현수막도 인상적이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끝이라면 끝인데,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호의 은퇴투어 행사 진행도중 더그아웃 앞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SSG는 이대호를 위한 '조선 마패', 데뷔 첫 홈런을 때린 문학구장을 기념하는 '첫 홈런 기념구', SSG 선수들의 사인볼로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을 만든 '사인볼 액자'를 선물했다.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이사부터 김원형 감독, 주장 한유섬, 친구 추신수까지 진심을 다해 축하를 전했다.
특히 SSG만의 이별선물, 선수단 영상 편지가 빛났다. 경남고등학교 후배인 한유섬 전의산 서진용 최민준을 시작으로 간판스타 최 정, 이대호에게 가을야구를 안겼던 조원우 현 SSG 코치, 메이저리거 출신 김광현, 그리고 추신수로 이어졌다. 존경심과 경의를 표하는 메시지들로 가득했다.
SSG 선수들은 '굿바이 빅보이'가 새겨진 스페셜 패치까지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다.
이날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 투런포를 때려내며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이대호도 솔직한 감사를 표했다. 이대호는 1회초 첫 타석 때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넨 김광현에 대해 "김광현도 내 은퇴를 많이 아쉬워하더라.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정근우, 오늘 추신수, 또 김강민, 고효준 노경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과 함께라서 좋았다. 또 SSG에 은사님(조원우 코치)와도 너무 좋은 추억을 3년간 쌓았다. 아까 한번 포옹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더라. 경남고 후배들도 많은 팀인데, 그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는 속내를 전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