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에이스가 등판하는 날, 야수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투구 템포가 빠른데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에이스를 지켜주는 수비가 나오기 마련.
박세웅(27)은 다르다. 분명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이건만,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데뷔 이래 2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975⅔이닝을 소화, 김광현 류현진 양현종 장원준 윤석민 배영수에 이어 21세기 투수들 중 20대 시기에 소화한 이닝 수로는 전체 7위다. 롯데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명이다.
하지만 이날 롯데 수비진은 에이스를 속타게 하는 수비를 잇따라 펼쳤다.
1회초 시작과 함께 삼성 리드오프 김지찬의 2루 땅볼 때 2루수 안치홍의 실책이 나왔다. 흔들린 박세웅은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고, 이원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박세웅 본인의 실수가 나왔다. 삼성 김현준의 안타에 이은 김상수의 2루타로 2사 2,3루의 위기. 시속 147㎞를 기록한 박세웅의 직구는 좌타자 바깥쪽 멀리 벗어났고, 포수 정보근의 미트에 맞고 뒤로 빠졌다. 그 사이 김현준이 홈을 밟으며 3실점째.
롯데는 렉스와 안치홍의 홈런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5회초에도 또 다시 실책이 나왔다. 1사 후 김상수의 3루 강습 땅볼 때 한동희가 잘 막아놓고도 1루에 악송구, 이날 롯데의 두번째 실책을 범했다.
이어 구자욱의 안타, 피렐라의 적시타, 이원석의 행운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박세웅의 실점은 '6'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중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오늘 구위가 정말 좋은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박세웅은 6회까지 책임지며 선발투수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