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에 열리는 제5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참가할 일본 야구 대표팀의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61)이 지난 14일 미국에서 돌아왔다. WBC에서 일본과 1차 라운드에서 대결하는 한국 역시 구리야마 감독이 미국에서 보고 느낀 점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5경기를 본 구리야마 감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선수 전원과 만나거나 온라인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WBC의 참가 의사나 몸 상태 등의 확인이 목적이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작년까지 10시즌 동안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감독을 맡았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이도류(투타겸업)'를 추진한 스승이기도 한다. '구리야마 감독이라면 오타니를 WBC에 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게 일본내의 공통된 인식이다. 만약에 오타니가 WBC에 나온다면 한국으로선 투타 양면에서 틀림없이 큰 경계대상이 된다.
근데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라고 현시점에서 언급을 피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항상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선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이번 방문에서 알았다"면서 "에인절스 구장의 엘리베이터를 조작하시는 분이 나에게 (오타니의 일본 시절의 감독임을 알고) 감사하고 있다고 말하더라. 내가 뭔가 했던 것도 아닌데…"라고 말해 취재진이 웃기도 했다.
또 구리야마 감독은 메이저리그의 수준에 대해 "투수들의 구속이 예전보다 올라가고 있고 셋업맨, 마무리 투수 모두 100마일(약 160㎞)을 넘는, 일본에서 본 적이 없는 공을 던진다. WBC가 개최되는 3월은 투수들의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대량득점은 쉽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어떤 멤버라면 득점할 수 있을지 생각할 기회가 됐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구리야마 감독의 말은 한국대표팀이 엔트리를 생각할 때 참고가 될 수 있다.
내년 WBC는 준결승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다.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는 물론 환경 등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구리야마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아는 사람들의 조언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에 있어서 도움이 될 지 모른다"며 메이저리거의 소집에 대한 이점을 말했다.
WBC를 향해 적극적으로 준비를 하는 구리야마 감독에게 한국팀에 대해 물어보면 "1차 라운드에서 만나니까 한국에 시찰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가기 쉽지 않다. 앞으로 내가 직접 갈 수 있을지 코치들이 각 지역에 분산해서 가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영상과 데이터만 모여서 분석할지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구리야마 감독은 한국팀에 대해 아주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의 변화에 따라 구리야마 감독이 한국을 방문할 수 도 있다.
일본 대표팀은 11월에 니혼햄 파이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호주 대표팀과 평가전을 갖고 내년 2월 중순에 일본 미야자키에서 합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