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산호세의 기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황인선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이 아쉽게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코스타리카 산호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했다.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1승2패(승점 3)를 기록, 조 3위로 8강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이날 전반은 신체조건이 좋은 프랑스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강한 압박과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개인기와 스피드를 앞세운 프랑스와 대등하게 싸웠다. 골키퍼 김경희의 크로스 차단도 돋보였다. 후반에도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한 방에 당했다. 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장신 공격수 음바켐-니아로에게 헤딩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끝까지 만회골을 넣으려고 사력을 다했지만, 잦은 패스미스와 프랑스 선수들의 좋은 피지컬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황인선 감독은 "프랑스를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줬고, 잘해줬다. 다만 내가 처음 감독을 맡아서 경험이 부족하고 전략과 전술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 "나도 많이 공부하고 여자축구 선수들이 잘 성장하도록 돕겠다. (8강 진출에 실패해)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았다. 전력 보강 또는 리빌딩이 필요한 여자 A대표팀의 몇몇 포지션에 새 바람을 주입할 수 있게 됐다. 36세 박은선이 A대표팀에 복귀할 정도로 높이와 파워가 부족한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신장은 1m57밖에 되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흔든 천가람(울산과학대)은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 '조커'지만 1m79의 신장을 보유한 고유나(울산과학대)도 돋보였다.
여기에 전유경과 배예빈(이상 포항여전고)은 1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한 체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중원을 든든하게 채웠다.
무엇보다 골키퍼 김경희(19·창녕WFC)의 수확이다. 김경희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프랑스전에선 상대적으로 한국이 높이가 떨어지기 때문에 빠르게 크로스를 처리하면서 김정미(인천현대제철)와 윤영글 등 30대 중후반 골키퍼가 주축인 A대표팀 골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