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딱"하는 소리와 함께 내야에 뜬 타구를 확인한 포수와 3루수는 오로지 공만 보고 달려갔다.
LG와 삼성의 경기가 열린 17일 잠실구장. 스코어는 8대5. 3점 차로 뒤지고 있던 3회말 2사 1,2루 삼성 포수 김재성과 3루수 강한울은 실점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
경기 초반부터 불붙은 양 팀 타선에 LG 김윤식은 1.2이닝 5실점, 삼성 양창섭은 1이닝 7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당했다. 이후 연패를 끊기 위한 삼성과 홈에서 지고 싶지 않았던 LG는 불펜진을 총투입시키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역전의 재역전을 반복하던 경기 초반. 3회말 2사 1,2루 타석에는 LG 김현수. 더 이상의 실점은 안 되는 상황에서 삼성 포수 김재성과 3루수 강한울은 타구가 내야에 뜬 순간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고 공만 보고 끝까지 쫓아갔다.
김현수의 배트에 빗맞은 타구는 내야에 높게 떴다. 구장 위로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타구는 3루 쪽으로 쏠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놓치면 파울. 찬스에 강한 김현수의 공격이 이어질 수 있던 상황에서 포수와 3루수는 미트와 글러브 안에 타구를 담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더그아웃 앞 펜스와 선수 간의 충돌까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강한울과 김재성은 끼고 있던 글러브와 미트를 하늘을 향해 쭉 뻗었다. 포구 직전 충돌한 두 선수. 포수 김재성은 땅에 쓰러졌고, 3루수 강한울은 더그아웃 앞 펜스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더그아웃 바로 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지켜보고 김태군과 오재일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포구에 성공한 강한울은 쓰러져 있는 김재성을 일으키며 자신이 잡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통증은 있었지만, 포수 김재성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는 안도감에 장비를 챙겨 들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타구 하나에 몸을 던져가면서까지 연패를 끊고 싶었던 두 선수의 투지가 빛났던 장면이었다.
경기 후반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성은 11대7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