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렇게 비참한(abject) 경기력은 본 적이 없다."
앙숙조차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적인 경기였다.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날개 없이 추락했다. 맨유의 숙적 리버풀 출신 해설가 제이미 레드냅이 숙연해질 정도였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의 커뮤니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렌트포드 원정에서 0대4로 크게 졌다. 이미 홈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된 브라이튼에 1대2로 패한 맨유는 브렌트포드를 제물 삼아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는 예상 밖의 대패였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에서는 레드냅과 맨유 출신 게리 네빌이 이 경기를 리뷰했다.
맨유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꿰고 있는 네빌은 클럽 수뇌부를 직격했다.
먼저 네빌은 "우리는 12개월 동안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리더도 없고 목소리도 없다. 선수 개개인이나 감독을 탓할 상황이 아니다. 맨 위를 봐야 한다"라며 구단주 조엘 글레이저 가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드냅은 반대했다.
레드냅은 "선수들이 그런 퍼포먼스를 나타낼 때 구단주를 탓할 수 없다. 질문 하나 하겠다. 우리는 리버풀에서 30년 동안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네빌이 건성으로 듣자 레드냅은 "내가 말할 때는 나를 보라"며 언성을 높이면서 "선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과연 구단주에 대해 생각이나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네빌은 감독을 바꿔도 안 되면 결국 구단주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빌은 "선수들은 열심히 뛰지 않는다. 감독이 세 명이 바뀌는 동안 똑같았다.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위에서 와야 한다. 오늘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리고 이 최악의 상황은 앞으로 더 최저치를 갱신할 것이다"라고 체념했다.
레드냅도 과거 경쟁 클럽의 몰락에 낙담했다. 레드냅은 "이렇게 높이 평가되는 클럽이 이렇게 비참한 경기를 펼친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더 선에 따르면 맨유는 1992년 이후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맨유의 원정경기 7연패는 1979년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처음 35분 동안 4골을 먹힌 것은 클럽 역사상 최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