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마운드는 강력하다.
13일 현재 3.58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2위. 253개의 볼넷으로 10개 구단 최소다. 411볼넷으로 최하위 두산보다 거의 배로 적은 수치.
하지만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2차전은 달랐다.
무려 8개의 4사구를 내줬다. 하지만 2실점이 전부였다.
위기마다 대단한 집중력이 있었다. 그 중심에 부상 투혼 속에 내야를 지키고 있는 유격수 심우준이 있었다.
심우준은 고비마다 호수비로 팀을 구했다.
5회 1사에 피렐라의 3-유간 완벽한 안타성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 1루에 송구하는 호수비는 리허설에 불과했다.
6회 1사 1,2루 위기. 추가점은 곧 패배로 직결되는 순간에 심우준의 수비가 빛났다. 구자욱이 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역모션으로 날아 글러브에 넣는 그림 같은 수비로 3루쪽으로 출발한 2루주자까지 잡아냈다.
끝이 아니었다.
7회 1사 1루에서는 이원석의 3-유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1루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심우준의 잇단 호수비 속에 KT타선이 불끈 힘을 냈다.
백정현에 꽁꽁 묶여 있던 KT는 0-2로 뒤진 7회말 선두 배정대가 바뀐 투수 우규민으로부터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다. '신 해결사' 알포드가 중견수 키를 넘는 적시 2루타애 이어 2사 후 장성우의 시즌 14호 동점 솔로홈런이 터졌다.
해결사도 심우준이었다. KT는 연장 10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3대2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심우준은 지난달 14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다이빙 캐치 중 왼손 손가락과 손등을 이어주는 힘줄인 신전건을 다쳤다. 수술을 권했지만 테이핑을 하고 뛰고 있다.
내야진이 부상으로 초토화된 팀을 위한 희생이다.
지난 5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장준원이 지난달 22일 한전에서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상황. 심우준 마저 빠지면 그야말로 내야 붕괴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결국 심우준은 수술을 미루고 부상 후 13일 만인 지난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복귀했다.
하루 하루 통증과의 전쟁을 벌이며 여름을 통과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은 우리 팀에 10승 투수와 다름없는 존재"라며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수비로 팀을 살린 심우준은 2-2로 맞선 10회말 1사 1,2루에서 오승환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1루수 키를 넘는 끝내기 안타로 팀에 3대2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했다
이날도 유격수 자리를 철벽처럼 지켜준 심우준의 공수 활약으로 이뤄낸 3연승. 이 감독이 이야기 한 "10승 투수 가치의 유격수"란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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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