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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올라오기전에 결판을 냈더라면......" 상대팀도 인정한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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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전에서 열린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끈질기게 6-5까지 따라붙은 8회말 2사만루. LG 벤치는 마무리 고우석을 콜했다. 고우석은 대위기에서 상대 4번 김인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말에도 수비실책으로 위기일발, 하지만 고우석은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스트존에 그대로 꽂아넣으며 한화 노수광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1⅓이닝 무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9세이브째를 따냈다.

13일 한화 관계자는 "고우석이 올라오기전 1사만루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만들었으면 좋았다.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오는 순간 상황은 점점 더 힘겨워진다고 봐야한다. 리그에서 가장 강한 마무리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고우석은 올시즌 블론 세이브를 1개 기록중이다. 블론세이브는 고우석이 주전 마무리들중 가장 적다. 15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마무리 가운데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94)도 고우석이다. 14세이브를 올린 NC 다이노스 이용찬(1.35)이 마무리들 중에선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고우석의 강점은 빠른 패스트볼이다. 시속 155km 이상의 공을 뿌린다.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볼을 뿌리는 이가 안우진이라면 정통 마무리에 가장 가까운 구위를 가진 선수는 고우석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로 구종이 다소 단조롭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옥에 티일 뿐 모든 것을 감안하면 이만한 마무리를 보유한 LG는 남들 다 하는 불펜 고민을 훨씬 덜 하고 있다.

최근 LG는 가장 강력한 셋업맨인 정우영이 지친 기색이다. 하지만 이정용과 고우석이 불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고우석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7월과 8월은 불펜이 지치는 시기다. 모든 팀이 그렇다. 경기 후반에 승부가 뒤집히면 타격은 그만큼 더 크다. 순위다툼이 한창 치열할 때여서 경기막판 역전패는 더 치명적이다.

13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키움 홍원기 감독은 "뭔가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한다"며 불펜 고민을 피력했다. 시즌 내내 견고하게 달려온 키움 불펜 역시 최근에 흔들린다.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를 마무리로 교체해가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리그 1위 마무리 고우석을 보유한 LG는 이같은 고민에서 한발 비켜 서 있다.

고우석은 현재 페이스라면 42세이브 안팎이 가능하다. 생애 첫 40세이브 달성이 가능한 추세다. 고우석은 2019년 35세이브로 SK 와이번스 하재훈(36세이브)에 1개차로 뒤져 구원왕을 놓쳤다. 올해는 구원 2위 정해영(KIA 타이거즈)이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다. 구원왕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