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위 두산에게 10일 잠실 NC전은 무척 중요한 경기였다.
마지막 3연전에서 5위 KIA와의 승차를 좁혀야 4.5게임 차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대 3연전 스윕, 최소 2승1패는 하고 넘어가야 할 시점.
토종에이스 최원준을 앞세워 첫 판 기선제압을 노렸다. 하지만 첫 판부터 0대11 대패로 덜컥 발목을 잡혔다. 급한 걸음을 옮기다 꼬여 넘어진 셈. 시즌 흐름상 무척 아쉬운 패배다. 원흉은 모두 두산 출신 선수들이었다.
마운드에선 '곰 킬러' 이재학이 버티고 있었다.
선발 6이닝 3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시즌 2승(8패)을 기록했다. 올시즌 2승 모두 두산을 상대로 거뒀다. 그것도 2경기 모두 무실점이다. 두산전 2경기 12이닝 무실점으로 두산전 평균자책점 0을 이어갔다. 2021시즌 완봉승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두산전 3게임 21이닝 연속 무실점. 그야말로 천적이다. 이재학의 두산전 호투의 뒤에는 두산 출신 포수 양의지가 있다. 전 동료들이었던 두산 주축 타자들을 속속 잘 알고 있는 안방마님. 타자의 노림수를 역으로 찔러가니 속수무책이다.
대구고를 졸업한 2010년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이재학은 2013년 NC 창단 멤버로 팀을 옮겨 원조 에이스로 활약했다.
타선에서는 두산에서 FA로 팀을 옮긴 박건우와 양의지가 맹활약했다.
3번 박건우는 6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4번 양의지는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개인통산 1500안타를 자축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리드오프 박민우가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손아섭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물꼬를 트자 두산 출신 중심타자 듀오가 쓸어담았다.
박건우는 경기 후 "올 시즌 점수가 많이 나지 않아 투수들이 많이 고생했는데, 타자 입장에서 득점지원을 많이 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후반기 들어서 우리 팀이 투타 밸런스도 좋아지고 힘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그 핵심에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 양의지 노진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
NC 강인권 감독대행은 경기 후 "선발 이재학과 양의지 배터리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던 경기였다. 타선에서는 박건우, 양의지, 이명기 등 고참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고 칭찬했다.
갈 길 바쁜 두산의 발목을 잡은 전직 동료 삼총사. 이날 두산이 승리했다면 연장 접전 끝에 패한 5위 KIA에 3.5게임 차로 다가설 수 있었다. 야속하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