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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술집·휴가지 등 명품 파손 '우범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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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4조9964억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12조21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22% 성장한 규모. 올해는 20조원 가까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구매가 늘며 수선, 리폼 사례도 거기에 비례해 많아지고 있다. 명품 수선, 리폼 전문기업 월드리페어(공동 대표 김향숙, 김춘보)는 올해 상반기에만 6000건 가까운 명품을 수선, 수리할 정도다. 월드리페어가 수리, 수선을 맡긴 고객들과 상담하며 명품의 파손이 많은 곳을 정리해 공개했다.

▶지하철, 대중교통은 명품백의 헬게이트?

출퇴근 만원 지하철과 버스는 명품 파손의 주요 '플랫폼'이었다. 지하철서 다른 사람 가방에 스트랩이나 손잡이가 걸려 뜯겨 나가 수리를 맡길 때가 많았다. 또, 바닥에 떨어져 다른 사람들에게 밟혀 파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분실 뒤 유실물 보관소에서 스트랩과 손잡이가 떨어지거나 가죽이 찢어져 찾은 경우도 있었다. 버스에선 급정거 때 떨어뜨려 버스 안 이리저리 굴러 다니며 파손돼 수리를 맡긴 사람도 있었다.

▶집안의 다툼은 '만악'의 근원

코로나로 인한 집콕의 시간들은 명품가방을 파손시키는 만악의 '근원'이었다. 말다툼이 심해져 던지는 것은 애교. 손잡이를 뜯거나 스트랩을 끊는 경우도 있었다. 심할 때는 약을 올리다 실제로 칼로 손상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수선을 맡긴 한 의뢰자는 파손 시킨 남편. '고강도' 부부 싸움 후 부인의 가방을 찢은 뒤 더 냉랭해져 명품 가방을 수리한 뒤 화해를 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과는 해피엔딩.

▶이사할 때 분실도 위험

이사 할 때 잘 챙기지 못해 명품가방을 망가뜨린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짐속에 섞여 집안서 분실한 뒤 어느 정도 시간 지나 베란다나 장롱에 쌓아 둔 짐 속에서 곰팡이에 도배 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사 짐 쌀 때 다른 짐 밑에 눌려 가죽과 메탈, 금속 부분이 파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술집서 '호신용'으로 급하게 썼다가…

기분 좋게 한잔하다 명품백이 부서지는 경우에는 '호신용'일 때도 많았다. 주로 술집서 취객과 시비가 붙어 많이 생겼다. 상대방의 폭언으로 시작해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져 값비싼 호신용으로 급하게 활용(?)해 수리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또, 말싸움이 커져 몸싸움으로 번질 때 중간에 껴 파손 되는 사례도 있었다.

▶여름 해변의 낭만이 악몽으로…

휴가 때 플렉스를 위해 들고 나갔다가 손상되는 경우는 여름철 가장 많은 사례. 특히, 여름 해변에서의 손상이 가장 많았다. 바닷물에 빠져 금속 부속의 부식은 기본. 한잔 후 햇빛에 장기간 노출 돼 가죽이 뒤틀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 모래에 덮혀 가죽 부위가 흠 나는 경우도 많았다.

▶남친의 장난이 수리 비용 지출로

장소는 아니지만 남친의 장난도 파손의 큰 원인이었다. 데이트때 가져갔다가 남친의 장난으로 파손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야구 캐치볼 하듯 던지는 장난을 하다 모서리와 금속, 메탈 부분이 파손이 많았다. 여기에 더해 커피, 음료, 술 등에 젖어 가죽이 손상되거나 금속 장식 부분의 부식이 생겨 수리를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월드리페어 김춘보 공동대표는 "명품은 소장자의 관심에 따라 가치가 더욱 오래 갈 수 있는 잇템"이라며, "관리만 잘해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