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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함에 비상 착륙 '티웨이항공', 중장거리 노선 운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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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투입을 위해 도입한 여객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기체 이상에 따른 비상 착륙과 운항 취소 등 최근 7개월 사이 2건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초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통한 성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로서 단거리 노선 위주 항공기 기종을 주로 운영했던 만큼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신규 도입된 중장거리 항공기 관리 및 비상 대응 구축 시스템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항공기 엔진 문제 발생, 대체편 투입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중 대만에 비상 착륙했다.

3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3시 30분(현지시각)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이륙한 티웨이항공 TW172편(A330-300)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대만 타이베이 인근 타오위안 공항에 내렸다. 엔진 관련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엔진오일 계통의 문제다. 지난 2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여객기에는 승객 117명과 승무원 10명(운항 승무원 2명, 객실 승무원 8명)이 타고 있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긴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고, 비상 착륙에 따른 불안감도 느꼈다.

티웨이항공은 비상 착륙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 대체 여객기(TW9172편)를 대만으로 긴급 투입했다. 승객들은 대만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 50분께 착륙한 뒤 비행기 안에서 3시간 정도 기다렸으며, 이후 공항 대합실로 옮겨 대기하다 대체편에 탑승했다. 대체 여객기(TW9172편)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 45분 대만에서 출발, 오후 7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티웨이항공은 "운항 중 엔진 쪽에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발생했고, 기장의 판단으로 착륙을 결정했다"며 "엔진 결함에 따른 비상 착륙은 아니며 안전 운항을 위해 착륙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객기의 결함을 발견, 결항이나 비상 착륙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함 발견이 잦아지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경미한 문제가 반복될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만에 비상 착륙한 티웨이항공의 여객기는 올해 도입한 대형항공기 A330-300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취항, 347석 규모의 A330-300을 투입해 운항하고 있다. 6월 말부터는 기존 주 2회 운항에서 매일 운항으로 증편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초 대형항공기 도입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중소형기 30대 등 총 50대 규모의 항공기를 도입해 유럽·북미 등 중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제2의 도약을 내세우며 올해 초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항공기 운항 관련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러나 티웨이항공 A330-300 기종에서 엔진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19일 제주공항에서 엔진 부품 정비 문제로 김포공항 운항이 취소된 사례가 있다. 이후 비품 수급 원활치 않아 2주 이상 운항을 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에 착륙한 항공기는 대체편을 통해 파견된 정비사들이 현지에서 정비를 한 뒤 국내로 복귀한다. 현재 복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최근 대형항공기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바탕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외형 확장은 중요한 문제지만 중장거리 노선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안전 운항, 점검 시스템 마련 및 기재 확보 등의 노력도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전운항 관리 최선 다할 것"

항공기 결함에 따른 운항 취소, 지연의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다. 악천후, 정비 등 비정상 상황 발생시 대체기 투입 어려움으로 연결편 지연, 결항에 따른 고객 불편이 커질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항공기 운항 지연의 경우 승객의 숙박비 등 체류비, 자칫 손해배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중장거리 노선의 안정적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330-300 기종 3대 중 한대는 국내 노선에 투입되고 있어 언제든 대체편 투입 등이 가능하고, 항공기 관련 기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비와 관련된 매뉴얼 등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승객께 불편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체편 투입을 진행했고, 향후 철저한 점검과 관리를 통해 안전 운항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